Daegu, South Korea
time : Aug 3, 2024 6:29 AM
duration : 6h 10m 53s
distance : 10.5 km
total_ascent : 922 m
highest_point : 1186 m
avg_speed : 2.1 km/h
user_id : dunya.miro
user_firstname : Miro
user_lastname : Jo
톱날능선을 타보겠다고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 힘든 등산로를 택하는 바람에, 구름에 가린 인적 없는 등산로를 한참이나 올라가야 했던 팔공산(1,193m).
부인사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룰루랄라. 그러나 곧 음산한 숲 속 계곡길로 접어들고 이 길을 끝도 없이 올라가는데. 여름이라 무성한 수풀이 등산로를 가리고 심지어 뱀마저 튀어나와서 비명을 지르는 등 난리굿을 피우며 죽어라 올랐으나.. 오를수록 산은 짙은 안개에 휩싸이고 빗방울까지 날리며 시야는 좁아져 갈수록 첩첩산중.
힘들기도 하고 으시시하기도 하여 등산 중 처음으로 음악까지 켜고 죽어라 움직여서 겨우 서봉에 다다르니 여기서부터 등산객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행히 서봉 이후로는 구름도 약간씩 걷혀서 시야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도중에 만난 계단에서 트인 조망은 비록 먹구름 아래에 있긴 했지만 얼마나 아름답던지.
기대했던 톱날능선에선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여튼 서봉, 비로봉, 동봉 3개 봉우리를 기어이 모두 찍고 하산. 10km에 무려 6시간 반이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