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yk-Kul District, Issyk-Kul Region, Kyrgyzstan
time : Aug 10, 2025 6:14 PM
duration : 13h 0m 43s
distance : 548.7 km
total_ascent : 1932 m
highest_point : 1725 m
avg_speed : 42.3 km/h
user_id : clara4302
user_firstname : HYOJUNG
user_lastname : LEE
20250810~11
여행의 이유
그저께 알라쿨 패스 트레킹을 끝내고 키르키스스탄 카라콜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넘어왔다. 무려 14시간짜리 버스 이동이다. 사실은 카라쿨에서 바로 알마티로 가는 직행인줄 알고 온라인으로 표를 산건데 알고 보니 키르키스스탄의 비슈케크를 거쳐 알마티로 가는 버스다. 여행은 이렇게 헛다리 짚을 때가 꼭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이 꼭 최악만은 아니다. 이식쿨 호수의 반대편 모습도 보게 되었고 결국 호수를 한바퀴 돌았다.ㅎㅎ
낯선 길 위에 서 있을 때 긴장한다. 그러나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서툰 대화를 나눌 때 긴장을 내려 놓게 된다. 물론 가끔은 마음 상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호기심 어린 이방인의 시선을 기꺼이 받아 주는 눈길들에게서 기쁨을 받는다.
국내도 좋다고 말씀하신다. 당연히 맞는 말씀이시다. 훨씬 덜 긴장해도 되고 온갖 편의가 제공되는 여행이니 당연히 좋다. 그러나 나의 DNA는 서툴고 부족하고 불편한 과정들을 격어 가면서 조금씩 완성되는 여행이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앙아시아는 다소 부족한 준비였지만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 더 궁금하여서 항공권도 연기했다. 이제 함께한 도반들은 모두 한국으로 가고 나혼자 카자흐스탄에 남는다. 남쪽도시 알마티에서 카스피해 연안의 도시 악타우로 날아왔다. 약 3000km를, 3시간 40분간 날아왔다.
이 곳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 실제로는 어떻게 다가올지 보고 싶어서이다. 여행은 사진 한 장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악타우가 그렇다. 이 곳의 사진을 보는 순간 내 눈과 마음은 박제되어버렸다. 그냥 악타우를 원하고 원했다. 그래서 이리로 온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