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Suu District, Issyk-Kul Region, Kyrgyzstan
time : Aug 8, 2025 7:52 AM
duration : 10h 3m 22s
distance : 16.1 km
total_ascent : 1159 m
highest_point : 3881 m
avg_speed : 1.6 km/h
user_id : clara4302
user_firstname : HYOJUNG
user_lastname : LEE
시로타(sirota, 3000m) ~ 알라쿨패스(Alakulpass, 3900m) ~ 알틴아라샨(altinarshan, 2500m)
8시 되기 전에 출발이다. 같은 유르트에서 묵은 이들도 함께 출발한다. 시작부터 된비알이다. 고개 넘어 뭐가 있을지도 모르고 오른다. 한참 후 폭포를 만나 잠시 쉬면서 옆을 보니 패스를 향해 지그재그로 오르는 사람들이 행렬이 이어진다.
눈에 보이는 언덕을 올라서자 아라쿨 호수가(alakul, 3650m) 보인다. 퇴적층이 풍화되어 흘러내리는 그 아랫쪽에 옥빛 물이 담겨져 있다. 탄성을 절로 나온다.
아직 패스를 넘어야하기에 호수 옆으로 전진이다. 하나의 산 모퉁이를 돌자 호수 끝자락에 빙하가 뉘어져있다. 아!!! 탄성과 함께 눈물이 핑돈다. 고백건데 나는 빙하성애자다. 네팔에서 처음 빙하를 만났을 때도 눈물이 났었다. 인도에서 줄줄 녹고있는 빙하를 만났을 때는 가슴이 아파서 또 울었다.
패스로 향한 발걸음은 고도 3500m를 넘어서면서 걸음이 느려지고 숨이차다. 이럴 땐 발걸음에 집중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으로 걸음에 숫자를 붙인다. 걷다 보면 어느새 호흡이 안정되고 그러면 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출발하고 4시간만에 최고 높이의 알라쿨 패스(3900m)에 닿았다. 지금까지 거리로는 5km를 왔지만 고도는 약 1000m를 올렸다. 이제는 내리막이다. 다시 거리 10km에 고도는 1500m를 내려야한다.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더 취약한 나는 꼭대기에서 내려가는 길을 보자 멀미가 났다.
내리막이 시작되었다. 겁이 났다. 최대한 천천히 내려가면서 스틱으로 몸을 버틴다. 이렇게 무서운 순간이 다가오면 자동으로 기도문을 읊조린다. 성모송을 읽으면서 내려오니 무서움이 좀 덜해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두려움 해결법이다.
생각보다 급경사 내리막 길의 길이가 짧았다. 그 다음부터는 완만한 풀밭 길을 걷는거라 발바닥이 좋아한다. 고개 넘어 만난 첫번째 유르트에서 점심을 먹고 간다. 이 때 홍차를 두 주전자나 마셨더니 이 날 밤 잠이 안와서 날밤을 샜다.
하루 종일 날씨는 안좋았다. 비가오다 햇빛나다가 우박이 내리다가 바람이 세게 분다. 대신 길은 계속 좋았다. 계곡도 한 번 건넜다. 그러다 거의 다 내려온 지점에서는 흙탕길을 만나 좀 고생했다.
고도가 거의 다 내려오자 계곡 양쪽 산으로 가문비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다. 키르키스스탄 이라는 나라를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비유하는 이유가 이런 풍광때문이다. 이 번 여행의 백미가 전반부는 파미르 고원을 넘는거라면, 후반부는 바로 오늘 알라쿨 패스를 넘어 알틴 아라샨으로 오는거다. 멋진 길에 멋진 풍광이다.
고도를 내리고도 예약된 숙소까지는 한참을 걸었다. 비록 전기가 들어오지는 않지만 태양광으로 왠만한 시설들은 다 돌리고 있다. 이제 내일 18km만 더 내려가면 된다.
#중앙아시아#CenterAsia
#키르키스스탄#Kyrgyzstan
#아라쿨패스#Alakulp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