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yangju-si, South Korea
time : Aug 10, 2025 1:05 PM
duration : 7h 18m 46s
distance : 16 km
total_ascent : 748 m
highest_point : 790 m
avg_speed : 2.5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오남역 ~ 팔현리 ~ 다래산장 ~ 돌핀샘 ~ 멸도봉 ~천마산 ~ 마당재 ~ 호평역
아침에 창 밖을 내다보니 가을날처럼 맑다. 한강물은 짙푸른 색으로 빛나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다. 마음이 꿈틀거린다. 이런 좋은 날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박혀서 보낸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
상수 형님과 술람미, 권오신과 정한섭 님은 금요일 밤에 설악산 리지 산행을 떠났고, 흑범 길과 하나되는 길과 울산바위를 타고 오늘 귀가하는 날이다. 나도 가고 싶었지만 지난주에 들어온 감기 기운이 내 자신감을 빼앗아 가버렸다.
당일 산행으로 제일 만만한 도봉산을 머리에 떠올렸다. 괜찮은 선택지다. 도봉산에 가려면 지하철을 한 번만 갈아타면 된다.
아니면 검단산에 갈까? 거기는 지하철을 한 번 타고 정말 간단하게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내 상상의 나래는 이 아까운 날을 두고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것이 누린내풀 꽃이었다. 예전에 천마산을 내려오다가 아주 기묘하게 생긴 꽃을 보았고, 나중에 검색을 통해 그게 누린내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계룡산 새벽 산행을 하다가 누린내풀 꽃을 또 보았지만 그 때는 너무 어두워 제대로 감상할 수는 없었다. 일초 님에게 물어보니 누린내풀은 아직 개화시기가 아니라고 한다.
어쨌든 냉장고에 있는 단호박과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옥수수 한 자루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느지막이 집을 나서면서도 나의 행선지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면서 내 마음은 천마산의 팔현계곡을 더듬어 올라가고 있었다. 지하철 4호선 오남역에서 버스를 타고 팔현리로 가서 천마산 정상을 보고 내려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