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0일 호주를 떠나며

2025년 4월 20일 호주를 떠나며 어제 저녁에 나눠준 밀 박스(meal box)는 아침 식사로는 부족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짐을 다시 확인하고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우유와 과자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5시 30분에 버스를 탄다. 3일 전 밤에 지친 몸으로 어색하게 만난 가이드 김 동혁 실장님과 함께 한 시간들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그 동안 수많은 일을 함께 겪었기 때문이리라. 그 자신도 힘이 들 텐데 우리에게 한 가지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하는 열정을 보았다. 장거리 운행 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들려준 이야기는 우리가 호주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에피소드 1. 호주의 까다로운 검역 지침 김 실장이 경험했던 이야기다. 그는 원래 테크니컬 가이드라서 일반 관광객을 모시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어느 날 다른 직원들이 다 거절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20명의 관광객을 받게 되었다. 관광객의 명단을 받아보면 그는 어느 정도 그 사람들의 면면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받아본 사람들의 이름을 보니 촌스러운데다 나이대가 70대 노인들이다. 매우 까다롭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도착하는 날 공항에 나가서 기다리는데, 다른 팀 사람들이 다 나왔는데도 그가 맡은 팀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거의 두 시간쯤 되었을 때, 공항 직원이 다가오더니 혹시 아무개 가이드가 아니냐고 묻는다. 알고 보니 아주 심각한 사태가 벌어져 있었단다. 마산의 작은 동네에서 계모임을 통해 관공을 온 사람들인데 여행 중에 먹을 반찬을 잔뜩 싸온 것이 입국 심사 과정에서 적발된 것이다. 김치는 터져서 트렁크에 묻어 있고 고추장과 깻잎 등 모두 냄새가 나는 음식이라서 검역관들은 혹시 마약과 관련된 것이 아닌지 잔뜩 긴장하여 개를 풀어 놓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마침내 검역관들은 말도 통하지 않고 마약도 아니라서 그냥 그 물건을 폐기하고 통과시켜 주려고 하였는데, 그 시골 노인네들이 울고 불고 야단이 났다. 힘들게 싸온 반찬을 모두 버리라고 하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김 실장이 안으로 들어가자 그들은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바짓가랑이를 잡고 하소연을 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더 질질 시간을 끌면 이로울 것이 아무것도 없겠다는 생각에 김실장은 단호하게 한 마디 하였다. “지금 벌금을 매기지 않고 그냥 물건만 폐기한다고 하니 얼른 말을 들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구속을 할 수도 있다고요.” 그렇게 설득을 하여 간신히 공항을 나왔는데, 28인승 버스 뒤쪽에 실어 놓은 트렁크에서 음식물 냄새가 진동했다. 음식물이 터져서 옷에 묻은 것과 압수되지 않은 반찬 등이 고약한 냄새를 풍긴 것이다. 그는 버스 기사 (캡틴)에게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버스를 세우고 모두 내려서 바람을 쐬라 하고 버스를 환기시킨 다음 호텔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 일정이었지만 김 실장은 일주일간의 여행 안내를 무사히 마무리 하였고 마침내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공항에서 할머니들이 단체로 울면서 작별하였다고 한다. 할머니 한 분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만원짜리 지폐 세 장을 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하였고 나중에 한국에 나오면 꼭 찾아오라는 인사를 받았다. ( 그런데 정작 그 할머니 전화번호나 집 주소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에피소드 2 : 호텔에 여권을 두고 온 손님 호주를 떠나는 날 잊은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늘 신신당부를 하지만 가끔 귀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겨난다.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하려고 하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여권이 없다고 하였다. 어디에 두었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하니 호텔 방에 둔 것 같다고 하였다. 김 실장은 호텔 지배인과 통화하여 호텔방 탁자 위에 놓인 여권을 찾았고 곧바로 택시 기사를 통해 여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했으니 그렇게라도 여권을 받아서 무사히 출국 시킬 수 있었다. 우리도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하였기에 김 실장과 작별하고 출국 수속을 밟고 출국장 안으로 들어왔는데, 탑승 시간까지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별로 볼 것도 없는 면세점을 둘러보고 서점도 들렀다. 김 실장이 추천한 책 “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찾지 못했다. 이제 다시 장시간 비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Sightseeing

Sydney, New South Wales, Australia
bethewise photo
time : Apr 20, 2025 5:31 AM
duration : 2h 39m 24s
distance : 41 km
total_ascent : 48 m
highest_point : 77 m
avg_speed : 4.7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2025년 4월 20일 호주를 떠나며 어제 저녁에 나눠준 밀 박스(meal box)는 아침 식사로는 부족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짐을 다시 확인하고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우유와 과자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5시 30분에 버스를 탄다. 3일 전 밤에 지친 몸으로 어색하게 만난 가이드 김 동혁 실장님과 함께 한 시간들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그 동안 수많은 일을 함께 겪었기 때문이리라. 그 자신도 힘이 들 텐데 우리에게 한 가지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하는 열정을 보았다. 장거리 운행 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들려준 이야기는 우리가 호주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에피소드 1. 호주의 까다로운 검역 지침 김 실장이 경험했던 이야기다. 그는 원래 테크니컬 가이드라서 일반 관광객을 모시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어느 날 다른 직원들이 다 거절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20명의 관광객을 받게 되었다. 관광객의 명단을 받아보면 그는 어느 정도 그 사람들의 면면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받아본 사람들의 이름을 보니 촌스러운데다 나이대가 70대 노인들이다. 매우 까다롭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도착하는 날 공항에 나가서 기다리는데, 다른 팀 사람들이 다 나왔는데도 그가 맡은 팀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거의 두 시간쯤 되었을 때, 공항 직원이 다가오더니 혹시 아무개 가이드가 아니냐고 묻는다. 알고 보니 아주 심각한 사태가 벌어져 있었단다. 마산의 작은 동네에서 계모임을 통해 관공을 온 사람들인데 여행 중에 먹을 반찬을 잔뜩 싸온 것이 입국 심사 과정에서 적발된 것이다. 김치는 터져서 트렁크에 묻어 있고 고추장과 깻잎 등 모두 냄새가 나는 음식이라서 검역관들은 혹시 마약과 관련된 것이 아닌지 잔뜩 긴장하여 개를 풀어 놓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마침내 검역관들은 말도 통하지 않고 마약도 아니라서 그냥 그 물건을 폐기하고 통과시켜 주려고 하였는데, 그 시골 노인네들이 울고 불고 야단이 났다. 힘들게 싸온 반찬을 모두 버리라고 하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김 실장이 안으로 들어가자 그들은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바짓가랑이를 잡고 하소연을 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더 질질 시간을 끌면 이로울 것이 아무것도 없겠다는 생각에 김실장은 단호하게 한 마디 하였다. “지금 벌금을 매기지 않고 그냥 물건만 폐기한다고 하니 얼른 말을 들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구속을 할 수도 있다고요.” 그렇게 설득을 하여 간신히 공항을 나왔는데, 28인승 버스 뒤쪽에 실어 놓은 트렁크에서 음식물 냄새가 진동했다. 음식물이 터져서 옷에 묻은 것과 압수되지 않은 반찬 등이 고약한 냄새를 풍긴 것이다. 그는 버스 기사 (캡틴)에게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버스를 세우고 모두 내려서 바람을 쐬라 하고 버스를 환기시킨 다음 호텔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 일정이었지만 김 실장은 일주일간의 여행 안내를 무사히 마무리 하였고 마침내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공항에서 할머니들이 단체로 울면서 작별하였다고 한다. 할머니 한 분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만원짜리 지폐 세 장을 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하였고 나중에 한국에 나오면 꼭 찾아오라는 인사를 받았다. ( 그런데 정작 그 할머니 전화번호나 집 주소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에피소드 2 : 호텔에 여권을 두고 온 손님 호주를 떠나는 날 잊은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늘 신신당부를 하지만 가끔 귀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겨난다.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하려고 하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여권이 없다고 하였다. 어디에 두었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하니 호텔 방에 둔 것 같다고 하였다. 김 실장은 호텔 지배인과 통화하여 호텔방 탁자 위에 놓인 여권을 찾았고 곧바로 택시 기사를 통해 여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했으니 그렇게라도 여권을 받아서 무사히 출국 시킬 수 있었다. 우리도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하였기에 김 실장과 작별하고 출국 수속을 밟고 출국장 안으로 들어왔는데, 탑승 시간까지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별로 볼 것도 없는 면세점을 둘러보고 서점도 들렀다. 김 실장이 추천한 책 “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찾지 못했다. 이제 다시 장시간 비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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