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dney, New South Wales, Australia
time : Apr 19, 2025 7:25 PM
duration : 3h 57m 58s
distance : 63.6 km
total_ascent : 391 m
highest_point : 142 m
avg_speed : 25.7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호주에서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간다. 새털구름이 떠 있는 하늘에 노을이 잠시 비쳤다가 사라진다. 저녁식사는 현지식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다. 한국의 소고기에는 마블링이 있어서 부드럽지만 호주의 소는 풀만 뜯어먹고 자라기 때문에 마블링이 없고 좀 질길 거라고 가이드가 미리 이야기를 하였지만, 바짝 구운 스테이크는 역시 질기다. 그래도 건강에 좋은 것이라 하니 맛있게 느껴진다.
곁들여 야채와 함께 나온 감자 튀김도 맛있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프렌치 프라이스는 ‘러셀 버뱅크’라는 개량 감자를 사용하는데, 그 감자가 병충해에 약해서 매장 출고 2주 전에 농약을 친다. 문제는 수요량이 많으니 2주를 기다리지 않고 출고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잔류 농약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호주에서 판매하는 감자 튀김용 감자는 다른 종류이며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식사를 하고 호텔로 들어갔다가 곧바로 나와야 했다. 이번 여행에 유일하게 잡힌 선택관광인 야간 투어가 남아 있다.
몸은 몹시 피곤한데 색다른 호주의 면모를 보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 2003년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호주에 와서 정착을 했다는 투어 가이드는 경상도 사투리를 애써 감춰가며 또박또박 표준어로 침착하게 한다.
야간 투어 일정은 오페라 하우스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고 하버 브릿지를 걸어서 이동한 다음 오페라 하우스 바에 가서 ‘레몬 라임 비터’라는 음료수를 마시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한 시간 반 짜리 관광이다.
시드니 시에서는 야경(夜景)을 살리기 위해 순번제로 사무실의 조명을 끄지 못하도록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고, 그 대신 야간 조명을 위한 전기료는 시에서 부담한다. 합리적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도심의 고층빌딩에 층별로 다르게 불이 켜져 있다.
남십자성을 보았다. 우리나라가 속한 북반구에서는 볼 수 없는 별자리다.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브라질의 국기에도 그려져 있는 남십자성을 보았다.
오페라하우스 옆에 있는 펍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쉬는 시간을 보냈다. 쉰다기 보다는 잠시 앉아 있는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동료들과 테이블에 앉아 레몬 라임 비터를 마셨다. 오미자 차와 같다고 한다. 달고 쓰고 신 맛이 돈다고 하는데 그 맛을 음미하기 전에 다 마셔버렸다.
호텔에 돌아가려고 10시 20분 버스에 올랐는데 6명이 길을 잃었다고 한다. 우리 팀에서 길에 밝은 사람이 가서 데리고 들어왔다. 이래저래 호주에서의 마지막 밤이 더욱 짧아진다. 자정이 다 되어 호텔에 돌아왔다. 내일 새벽 5시 30분에 호텔을 나설 예정이다.
우리 호주의 가이드 말씀이 떠 오른다.
좋은 일은 추억으로 남기고 안 좋았던 일이 있으면 경험으로 가져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