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선포 4일째 별다른 산행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가까운 북한산을 찾았다. 계엄령 사건으로 인해 마음이 어수선하여 산행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났으나 이불 속에서 게으름을 부리다가 7시에야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움직이기가 싫다. 북한산 우이역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다운로드해 놓았던 그리스 신화 유튜브를 들으면서 걸었다.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다. 하늘은 가을날처럼 깊고 푸르다. 기온은 차갑지만 따뜻하게 옷을 차려 입으니 많이 걸으면 오히려 더워진다. 영봉과 백운대를 모두 들렀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북한산의 바위가 아름답다. 하산은 노적봉 옆으로 난 산길을 타려고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너덜겅 계곡길을 걸었다. 바위 타는 사람들이 가끔 지나가는 길이 아주 흐릿하게 나 있고 바위가 널브러져 있는 마른 계곡에는 낙엽이 쌓여 있고 가끔 돌이 흔들려서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그 계곡 끄트머리에 노적사가 있었다. 노적사에서 나와 길 가에 앉아 김밥을 먹는데 큰 개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난다. ‘그르륵’하고 목에 가래 끓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내 앞에 서 있는데 몸 아래에는 젖이 퉁퉁 불어 있다. 아마 새끼를 낳은 것 같다. 김밥 한 줄을 나 하나 너 하나 하면서 먹으니 겨우 세 조각쯤 차례가 돌아갔나 보다. 사과는 먹지 않는다. 다 먹고 나서도 또 뭐가 나올지 지켜보다가 내가 커피 마시는 것을 보고는 아쉬워하더니, 산 위에서 내려오는 검은색 개를 보더니 따라서 내려간다. 생각보다 일찍 내려왔다. 여의도에서 윤석열 탄핵 집회가 열리는데 그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집으로 왔다.

Hiking/Backpacking

Seoul, South Korea

time : Dec 7, 2024 9:15 AM

duration : 5h 23m 21s

distance : 9.3 km

total_ascent : 973 m

highest_point : 865 m

avg_speed : 2.0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계엄령 선포 4일째 별다른 산행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가까운 북한산을 찾았다. 계엄령 사건으로 인해 마음이 어수선하여 산행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났으나 이불 속에서 게으름을 부리다가 7시에야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움직이기가 싫다. 북한산 우이역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다운로드해 놓았던 그리스 신화 유튜브를 들으면서 걸었다.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다. 하늘은 가을날처럼 깊고 푸르다. 기온은 차갑지만 따뜻하게 옷을 차려 입으니 많이 걸으면 오히려 더워진다. 영봉과 백운대를 모두 들렀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북한산의 바위가 아름답다. 하산은 노적봉 옆으로 난 산길을 타려고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너덜겅 계곡길을 걸었다. 바위 타는 사람들이 가끔 지나가는 길이 아주 흐릿하게 나 있고 바위가 널브러져 있는 마른 계곡에는 낙엽이 쌓여 있고 가끔 돌이 흔들려서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그 계곡 끄트머리에 노적사가 있었다. 노적사에서 나와 길 가에 앉아 김밥을 먹는데 큰 개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난다. ‘그르륵’하고 목에 가래 끓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내 앞에 서 있는데 몸 아래에는 젖이 퉁퉁 불어 있다. 아마 새끼를 낳은 것 같다. 김밥 한 줄을 나 하나 너 하나 하면서 먹으니 겨우 세 조각쯤 차례가 돌아갔나 보다. 사과는 먹지 않는다. 다 먹고 나서도 또 뭐가 나올지 지켜보다가 내가 커피 마시는 것을 보고는 아쉬워하더니, 산 위에서 내려오는 검은색 개를 보더니 따라서 내려간다. 생각보다 일찍 내려왔다. 여의도에서 윤석열 탄핵 집회가 열리는데 그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