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둘 대신 공룡능선

산에 대한 열정인가 아니면 높아진 기온 탓인가? 방안이 조금 덥다고 느껴져 창문을 약간 열어 두었더니 커튼이 미친놈 춤추듯 펄럭이고 바람소리는 귀신이 우는듯 기괴하다. 중간에 창문을 닫았지만 바람소리는 여전히 거세어 마음이 심란하다. 산행의 목적지가 일단 저봉에서 유선대의 ‘그리움 둘’ 코스로 변경되었지만 이렇게 강한 바람 속에서 바위를 탄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것은 비단 내 마음만이 아니었다. 아침에 얼굴 표정을 보니 경철 님이나 술람미 님도 걱정은 매 한가지인 듯하다. 그런 극성스러운 바람소리를 잘 듣지 못한 상수 형님만 마음이 태평이다. 새벽 세 시에 번개같이 일어난 상수 형님은 주방으로 나가 라면 물을 끓인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햇반을 덥히고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입맛이 돋을 리가 없는데도 모두 한 그릇을 해치운다. 그리고 오늘 산행지에 대해 상의하였다. 그리고 3:1의 다수결로 산행지를 급히 변경하였다. 공룡능선(恐龍稜線) 언제 이 공룡능선을 다녀갔는지 하도 까마득하여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상수 형님이 처음으로 릿지 산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 설악산이라며 기억을 더듬는다. 삼십 여년 전 혼자서 산악회 버스를 타고 설악산을 다녀갔는데 그 때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주었고 그 다음주에 연락이 와서 나가보니 인수봉에 같이 가자고 하여 곧바로 릿지 산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참 사람의 인연이라고 하는 것이 참 기묘하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인연은 산에서 이루어지는가 보다. 어제는 같은 시간에 헐렁하던 주차장이 만원이다. 주차요원도 여러 명이라 그들이 안내하는 대로 상가건물 뒤쪽에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밤과 낮의 경계선 새벽 네 시의 설악산은 오히려 낮 시간에 가깝다. 멀리 비선대 쪽인지 아니면 마등령 쪽인지 자세히 분간은 가지 않지만 산 위에서 불빛이 깜박거린다. 저기는 비선대를 지나 세존봉 가까운 곳에 있는 일출전망대 쯤 될 것 같은데 거기까지 가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터이니 부지런한 산꾼들은 이 소공원을 세 시도 되기 전에 출발한 모양이다. 오늘이 설악산 문을 열고 나서 첫 번째 맞는 주말이니 그동안 설악산에 굶주렸던 수 많은 산꾼들은 모두 달려올 것이다. 그 열정의 대열에 우리도 합류하였다. 이미 날이 밝아서 설원교를 지나고 나니 랜턴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경철 님이 오래 전 3월 1일 폭설로 인해 설악산에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는데 문득 이 저항골에서 있었던 한 여인의 죽음에 관한 기사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 여인은 백두대간을 뛰고 있었는데 무박산행으로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에 오른 후 정규 탐방로인 중청-소청-희운각 코스를 버리고 백두대간에 해당하는 이박사 능선을 혼자 걸어 내려왔다. 그 후 희운각에서 그녀를 본 목격자가 있었지만 그 이후의 행적은 모두 추측에 의한 것이다. 그녀는 홀로 공룡능선을 넘었고 소위 걸레봉이라고 부르는 저항봉 돌길을 걸었다. 이미 전날 내린 눈으로 인해 행선이 더딜 수밖에 없었지만 그녀는 계획한 대로 미시령까지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시작된 폭설과 이미 쇠진한 체력으로 인해 저항령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저항골로 하산하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비탐길 계곡이라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저항골은 지친 몸을 끌고 가기에는 험난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핸드폰의 배터리마저 다 소진되었다. 저항령을 출발할 때 가족에게 하산한다는 문자 메시지만 남긴 것이 마지막 교신이었다. 그 후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하였고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눈이 너무 많아 사흘 후에나 그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저항골 이 설원교(雪原橋)에서 겨우 1 km 떨어진 곳이었다고 하니 운명의 실오라리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도 살 수 있었을 그런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유선대 비선대에서 서로 길이 엇갈렸다. 상수 형님이 계곡에 내려가 마실 물을 병에 담는 동안 술람미 님은 천불동 계곡 방향으로 걸어갔고, 뒤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걸어가던 나는 앞에 간 사람들이 이미 마등령 방향 깔딱고개로 향한 줄 알고 허겁지겁 뒤쫓아 갔다. 쉬지 않고 깔딱고개를 올라 금강굴을 지나서 거의 능선에 다다랐을 때 술람미 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제서야 나머지 인원들이 나보다 뒤에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한참을 기다려 다시 만났다. 왼편으로 오늘 가려고 했던 릿지 코스 ‘그리움 둘’이 있는 유선대를 지난다. 한편으로는 정말 올라가 보고 싶은 그리움이 일지만 역시 오늘처럼 강하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위길을 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오늘 설악산의 조망은 그 어느때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 이미 설악산 전체가 녹색으로 바뀌었다. 마등령으로 오르는 동안 군데군데 조망이 트인 곳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과 천불동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범봉으로 향하는 바위 능선을 가리키며 상수 형님은 흑범길이며 염라길 그리고 석주길을 알려주신다. 저런 험한 곳에도 사람의 발자국을 남기다니 아름다운 대자연을 보고 아찔한 바위를 오르려는 도전 정신에 있어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아래쪽에는 이미 다 지고 없는 철쭉과 노랑제비꽃이 눈길을 끈다. 부게나무 꽃도 피고 있는 중이고 귀룽나무 꽃도 여기는 한창이다. 5시 조금 넘어 비선대를 출발했는데 마등령 갈림길에 도착하니 9시가 다 되어간다. 오르막이라 해도 3.5 km를 약 3시간 30분이 걸린 것은 굉장히 느린 걸음이다. 우리가 여기서 약 15분 거리인 마등봉에 다녀오는 동안 상수 형님은 앉아서 쉬겠다고 하신다. 마등봉에서는 저항봉과 황철봉 등 북설악의 장엄한 모습이 한눈에 다 비친다. 오늘 같으면 대청봉에서 금강산이 뚜렷하게 보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마등령 삼거리 주변에는 큰앵초꽃이 만발했다. 딱총나무와 귀룽나무 꽃도 한창이다. 겨우내 눈 속에서 인고(忍苦)의 세월을 보낸 탓인지 이 설악에 피는 꽃은 그 빛깔이 더욱 곱고 강렬하다. 자주솜대 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두루미풀도 이제 겨우 꽃봉오리가 올라온다. 봄에 설악산에 오면 꼭 만나고 싶은 야생화가 있다. 그 첫번째가 산솜다리이고 두 번째가 난장이붓꽃이다. 그리고 다른 데에서 보기 어려운 또 하나를 꼽는다면 금강봄맞이꽃일 것이다. 난장이붓꽃은 이미 마등봉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산솜다리도 나한봉에서서부터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올해는 분명히 꽃이 일찍 핀다. 보통 이 시기에 산솜다리 꽃은 겨우 노란 꽃밥을 터뜨리며 피기 시작할 터인데 올해는 대부분 꽃대가 이미 10 cm 쯤이나 자라 있다. 그리고 바위 틈틈이 솜다리 꽃이 많이 보인다. 그러니까 꽃이 올해는 일찍 피고 또 많이 핀 것으로 보인다. 금강봄맞이꽃은 양지쪽에서 바위의 온기를 받은 꽃 몇 송이가 겨우 보인다. 일주일이나 열흘 뒤에는 금강봄맞이가 만발할 것 같다. 6살 쌍둥이 등산객 말을 써 놓고 보니 우습다. 나한봉에서 처음 만났다. 귀여운 옷차림에 발에 꼭 맞는 등산화를 신고 엄마 아빠와 함께 공룡능선을 타는 6살짜리 쌍둥이 아이들을 보았다. 보통 이 나이면 놀이터에서 겨우 미끄럼이나 타고 놀면서 엄마에게 재롱을 부리는 게 일상일 텐데 이 아이들은 비선대에서 여기까지 온 것도 꽤 힘들었을 텐데 산행에 불만 하나 없이 즐기는 것 같았다. 지나는 산객들이 귀엽다면서 과자나 사탕을 나눠주면 깎듯이 ‘고맙습니다.’하고 인사한다. 이 아이들은 산행속도도 그리 느리지 않아 우리가 킹콩바위와 1275봉 사이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를 추월했고 나중에 보니 1275봉 아래 빈 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 가족은 마치 소풍을 나온 것 같다. 남자의 배낭이 꽤 컸는데 그 안에는 식사용 간이 테이블까지 들어있었다. 딸과 엄마가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니 작년에도 이 코스를 걸었던 것 같은데 참 특이하고 재미난 가족인 것 같다.

Hiking/Backpacking

Sokcho-si, Gangwon State,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May 18, 2024 4:27 AM
duration : 13h 17m 12s
distance : 20.5 km
total_ascent : 1621 m
highest_point : 1312 m
avg_speed : 1.9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산에 대한 열정인가 아니면 높아진 기온 탓인가? 방안이 조금 덥다고 느껴져 창문을 약간 열어 두었더니 커튼이 미친놈 춤추듯 펄럭이고 바람소리는 귀신이 우는듯 기괴하다. 중간에 창문을 닫았지만 바람소리는 여전히 거세어 마음이 심란하다. 산행의 목적지가 일단 저봉에서 유선대의 ‘그리움 둘’ 코스로 변경되었지만 이렇게 강한 바람 속에서 바위를 탄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것은 비단 내 마음만이 아니었다. 아침에 얼굴 표정을 보니 경철 님이나 술람미 님도 걱정은 매 한가지인 듯하다. 그런 극성스러운 바람소리를 잘 듣지 못한 상수 형님만 마음이 태평이다. 새벽 세 시에 번개같이 일어난 상수 형님은 주방으로 나가 라면 물을 끓인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햇반을 덥히고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입맛이 돋을 리가 없는데도 모두 한 그릇을 해치운다. 그리고 오늘 산행지에 대해 상의하였다. 그리고 3:1의 다수결로 산행지를 급히 변경하였다. 공룡능선(恐龍稜線) 언제 이 공룡능선을 다녀갔는지 하도 까마득하여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상수 형님이 처음으로 릿지 산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 설악산이라며 기억을 더듬는다. 삼십 여년 전 혼자서 산악회 버스를 타고 설악산을 다녀갔는데 그 때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주었고 그 다음주에 연락이 와서 나가보니 인수봉에 같이 가자고 하여 곧바로 릿지 산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참 사람의 인연이라고 하는 것이 참 기묘하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인연은 산에서 이루어지는가 보다. 어제는 같은 시간에 헐렁하던 주차장이 만원이다. 주차요원도 여러 명이라 그들이 안내하는 대로 상가건물 뒤쪽에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밤과 낮의 경계선 새벽 네 시의 설악산은 오히려 낮 시간에 가깝다. 멀리 비선대 쪽인지 아니면 마등령 쪽인지 자세히 분간은 가지 않지만 산 위에서 불빛이 깜박거린다. 저기는 비선대를 지나 세존봉 가까운 곳에 있는 일출전망대 쯤 될 것 같은데 거기까지 가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터이니 부지런한 산꾼들은 이 소공원을 세 시도 되기 전에 출발한 모양이다. 오늘이 설악산 문을 열고 나서 첫 번째 맞는 주말이니 그동안 설악산에 굶주렸던 수 많은 산꾼들은 모두 달려올 것이다. 그 열정의 대열에 우리도 합류하였다. 이미 날이 밝아서 설원교를 지나고 나니 랜턴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경철 님이 오래 전 3월 1일 폭설로 인해 설악산에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는데 문득 이 저항골에서 있었던 한 여인의 죽음에 관한 기사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 여인은 백두대간을 뛰고 있었는데 무박산행으로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에 오른 후 정규 탐방로인 중청-소청-희운각 코스를 버리고 백두대간에 해당하는 이박사 능선을 혼자 걸어 내려왔다. 그 후 희운각에서 그녀를 본 목격자가 있었지만 그 이후의 행적은 모두 추측에 의한 것이다. 그녀는 홀로 공룡능선을 넘었고 소위 걸레봉이라고 부르는 저항봉 돌길을 걸었다. 이미 전날 내린 눈으로 인해 행선이 더딜 수밖에 없었지만 그녀는 계획한 대로 미시령까지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시작된 폭설과 이미 쇠진한 체력으로 인해 저항령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저항골로 하산하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비탐길 계곡이라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저항골은 지친 몸을 끌고 가기에는 험난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핸드폰의 배터리마저 다 소진되었다. 저항령을 출발할 때 가족에게 하산한다는 문자 메시지만 남긴 것이 마지막 교신이었다. 그 후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하였고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눈이 너무 많아 사흘 후에나 그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저항골 이 설원교(雪原橋)에서 겨우 1 km 떨어진 곳이었다고 하니 운명의 실오라리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도 살 수 있었을 그런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유선대 비선대에서 서로 길이 엇갈렸다. 상수 형님이 계곡에 내려가 마실 물을 병에 담는 동안 술람미 님은 천불동 계곡 방향으로 걸어갔고, 뒤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걸어가던 나는 앞에 간 사람들이 이미 마등령 방향 깔딱고개로 향한 줄 알고 허겁지겁 뒤쫓아 갔다. 쉬지 않고 깔딱고개를 올라 금강굴을 지나서 거의 능선에 다다랐을 때 술람미 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제서야 나머지 인원들이 나보다 뒤에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한참을 기다려 다시 만났다. 왼편으로 오늘 가려고 했던 릿지 코스 ‘그리움 둘’이 있는 유선대를 지난다. 한편으로는 정말 올라가 보고 싶은 그리움이 일지만 역시 오늘처럼 강하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위길을 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오늘 설악산의 조망은 그 어느때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 이미 설악산 전체가 녹색으로 바뀌었다. 마등령으로 오르는 동안 군데군데 조망이 트인 곳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과 천불동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범봉으로 향하는 바위 능선을 가리키며 상수 형님은 흑범길이며 염라길 그리고 석주길을 알려주신다. 저런 험한 곳에도 사람의 발자국을 남기다니 아름다운 대자연을 보고 아찔한 바위를 오르려는 도전 정신에 있어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아래쪽에는 이미 다 지고 없는 철쭉과 노랑제비꽃이 눈길을 끈다. 부게나무 꽃도 피고 있는 중이고 귀룽나무 꽃도 여기는 한창이다. 5시 조금 넘어 비선대를 출발했는데 마등령 갈림길에 도착하니 9시가 다 되어간다. 오르막이라 해도 3.5 km를 약 3시간 30분이 걸린 것은 굉장히 느린 걸음이다. 우리가 여기서 약 15분 거리인 마등봉에 다녀오는 동안 상수 형님은 앉아서 쉬겠다고 하신다. 마등봉에서는 저항봉과 황철봉 등 북설악의 장엄한 모습이 한눈에 다 비친다. 오늘 같으면 대청봉에서 금강산이 뚜렷하게 보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마등령 삼거리 주변에는 큰앵초꽃이 만발했다. 딱총나무와 귀룽나무 꽃도 한창이다. 겨우내 눈 속에서 인고(忍苦)의 세월을 보낸 탓인지 이 설악에 피는 꽃은 그 빛깔이 더욱 곱고 강렬하다. 자주솜대 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두루미풀도 이제 겨우 꽃봉오리가 올라온다. 봄에 설악산에 오면 꼭 만나고 싶은 야생화가 있다. 그 첫번째가 산솜다리이고 두 번째가 난장이붓꽃이다. 그리고 다른 데에서 보기 어려운 또 하나를 꼽는다면 금강봄맞이꽃일 것이다. 난장이붓꽃은 이미 마등봉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산솜다리도 나한봉에서서부터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올해는 분명히 꽃이 일찍 핀다. 보통 이 시기에 산솜다리 꽃은 겨우 노란 꽃밥을 터뜨리며 피기 시작할 터인데 올해는 대부분 꽃대가 이미 10 cm 쯤이나 자라 있다. 그리고 바위 틈틈이 솜다리 꽃이 많이 보인다. 그러니까 꽃이 올해는 일찍 피고 또 많이 핀 것으로 보인다. 금강봄맞이꽃은 양지쪽에서 바위의 온기를 받은 꽃 몇 송이가 겨우 보인다. 일주일이나 열흘 뒤에는 금강봄맞이가 만발할 것 같다. 6살 쌍둥이 등산객 말을 써 놓고 보니 우습다. 나한봉에서 처음 만났다. 귀여운 옷차림에 발에 꼭 맞는 등산화를 신고 엄마 아빠와 함께 공룡능선을 타는 6살짜리 쌍둥이 아이들을 보았다. 보통 이 나이면 놀이터에서 겨우 미끄럼이나 타고 놀면서 엄마에게 재롱을 부리는 게 일상일 텐데 이 아이들은 비선대에서 여기까지 온 것도 꽤 힘들었을 텐데 산행에 불만 하나 없이 즐기는 것 같았다. 지나는 산객들이 귀엽다면서 과자나 사탕을 나눠주면 깎듯이 ‘고맙습니다.’하고 인사한다. 이 아이들은 산행속도도 그리 느리지 않아 우리가 킹콩바위와 1275봉 사이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를 추월했고 나중에 보니 1275봉 아래 빈 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 가족은 마치 소풍을 나온 것 같다. 남자의 배낭이 꽤 컸는데 그 안에는 식사용 간이 테이블까지 들어있었다. 딸과 엄마가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니 작년에도 이 코스를 걸었던 것 같은데 참 특이하고 재미난 가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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