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백운산 도마치봉 신로봉 (한북정맥)

교통 : 동서울 터미널에서 8시 10분 – 광덕고개 10시 50분 특이사항 : 3일 연휴 시작일 (가는 길에 차가 많이 막혔슴) 산에 대한 열정이 식었나? 예전 같으면 무박산행을 미리 예약하여 갔을 터인데 요즘은 어찌된 일인지 주로 서울 근교산행에 습관이 들었다. 금요일에서야 산악회 예약 사이트를 만지작거리면서 지시산 서북능선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만 두었다. 가고 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산길을 걷고 싶었다. 오래 전에 친구들과 겨울 산행을 갔던 곳. 광덕고개에서 시작하여 백운산 도마치령을 넘어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능선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집을 일찍 나서 6시 50분 차를 타면 좋았을 걸, 그 마저도 꾸물거리다가 8시 10분 차를 탔다. 1시간 45분 걸린다는 버스가 한 시간이나 정체되어 두 시간 40분이나 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하루 종일 내 시간이다. 어떤 것에도 구애 받지 않은 채 마냥 걷기에 좋은 날이다. 가다가 어두워지기 전에 산을 내려가면 될 터이다. 배낭에는 보온 밥통에 밥 한 그릇, 식빵 세 조각 그리고 커피 한 통이 들어 있다. 디저트로 먹을 오렌지도 두 개 넣었고 물은 1리터짜리 물통에 포카리 스웨트 분말을 넣었다. 버스를 타면서부터 유튜브를 들었다. 일당백에서 소개하는 ‘오디세이아’를 졸며 깨며 끝까지 다 듣고 산행을 하면서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서 산행하면서도 오디세이와 정약용과 함께 걸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봄은 한 달 동안 폭발하듯이 피어났다가 짙은 녹음을 피우며 여름에 밀려 숲 그늘로 숨어들었다. 얼레지 꽃은 다 지고 잎의 얼룩은 희미해 졌다. 큰구슬붕이 꽃이 군데군데 자주 보이고 민백미는 이제 꽃이 피려고 봉오리를 잔뜩 맺고 있다. 고추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고 노린재나무는 아직 피기 전이다. 1천 미터 높이까지 이제 나뭇잎이 완연하게 피었다. 서울 도심에 벚꽃이 피기 시작한 지 꼭 한달 째다. 이제 햇볕을 피하고 시원한 그늘을 찾는 계절이다.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이 꿈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고 그 분자 속에는 더 작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런 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결합을 하길래 바위가 되고 식물이 되고 동물이 되는 걸까? 우리 인간도 한낱 동물에 불과한데 어떤 이는 잘 생기고 어떤 이는 못생기었기 때문에 차별을 받기도 하는 것은 무슨 원리인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신체는 정신을 담고 다니는 그릇에 불과한 것인 것? 그렇다면 죽는다는 것은 영혼이 이제까지 깃들어 있던 신체를 떠나가는 것일까?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은 평상시 입고 다니는 옷과 같다면서 곧바로 태워서 강물에 버린다고 한다. 꽃은 수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벌 나비의 눈에 잘 띄기 위해 색깔과 모양이 진화했다고 하고 새가 지저귀는 것은 암컷이 수컷을 부르는 소리라고 한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초음파를 발산하여 10,000 km 의 거리에 있는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이 모든 자연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은 썩어서 다시 흙이 되고 물이 되고 순식간에 자연으로 돌아간다. 영혼도 몸을 빠져나간 후에 연기처럼 흩어져서 바위가 되고 나무가 되고 동물이 되는 걸까? 이 세상은 내가 죽은 후에도 끝없이 이어진다. 내가 오늘 걷고 있는 이 길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고 아침에 내가 타고 온 버스는 내일도 모레도 똑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달릴 것이다.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없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정의가 필요 없는 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냥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며 그렇게 존재하다가 밤하늘에 별빛처럼 반짝이다가 사라진다. 그렇게 반짝이는 찰나의 순간을 일평생이라고 여기면서 온갖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고 잠시 주어지는 쾌락의 순간이 진정한 행복이라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백운산을 지나고 삼각봉을 지난다. 큰 오르내림이 없고 나무그늘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라 편안하다. 길에서 나물을 뜯으러 온 사람과 등산을 온 사람들을 가끔 마주친다. 뜻도 모를 도마치봉에 이어 도마봉을 지난다. 능선길 주변에 벌목을 하여 햇볕이 가림막 없이 그대로 피부에 쏟아진다. 신로봉으로 향하는 오르막 길에 모처럼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고도가 높아지며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오늘 아침부터 걸어온 능선길이 보이고 앞쪽에는 돌풍봉을 넘어 국망봉이 우뚝 서 있다. 건너편에는 도마치령에서 시작하여 수덕고개를 넘어 석룡산이 불쑥 솟아나고 그 너머에 군부대가 있는 화악산이 펼쳐져 있다. 도마천 계곡 끝에 희미하게 서 있는 큰 봉우리는 명지산이다. 신로봉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위에 앉아 잠시 주변 풍광을 감상하고 나니 오후 4시가 넘어간다. 국망봉까지 약 2 km가 넘으니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미 해가 서편 하늘에 어른거린다. 국망봉 휴양림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국망봉 휴양림에는 텐트를 치고 야영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텐트 옆에서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다. 푸른 나무숲 사이로 해가 기운다. 장암 호수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물 위를 나는 곤충을 잡아먹는지 수면 위로 퐁퐁 날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햇빛을 받아 빛나는 물결처럼 보인다.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사람은 이곳에서 원사로 제대하고 난 후 줄곧 여기서 살고 있다고 한다. 김포 근처 개화가 고향이지만 그곳에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 여기가 오히려 고향 같다고 한다. 개화에서 30년 여기서 40년을 살았다고 하니 그에게는 여기가 고향이겠다. 내가 광덕고개에서 걸어왔다고 하니 혼자서 다니다가 길을 잃으면 어찌할 거냐며 걱정한다. 길을 잘못 들면 가평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면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 50분에 버스가 온다고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뿐이다. 그는 인천에 사는데 새벽에 출발하여 오후 1시쯤 가평군에 있는 용수동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견치봉으로 올라 국망봉을 넘어 내려왔다면서 길이 좋지 않아 좀 헤매었다고 한다. 나와 같이 동서울로 가는 버스를 탈 줄 알았는데 의정부 가는 버스가 먼저 도착하자 그 차를 타고 떠났다. 동서울에 가는 버스는 8시 10분쯤 도착하였다. 중간에 일동에 정차하였는데 버스가 거의 만원이 되도록 사람들이 많이 탔다. 나는 잠을 자다 깨다 하면서 편안하게 귀경하였다.

Hiking/Backpacking

Hwacheon-gun, Gangwon State,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May 4, 2024 10:51 AM
duration : 8h 31m 13s
distance : 16.4 km
total_ascent : 886 m
highest_point : 1009 m
avg_speed : 2.3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교통 : 동서울 터미널에서 8시 10분 – 광덕고개 10시 50분 특이사항 : 3일 연휴 시작일 (가는 길에 차가 많이 막혔슴) 산에 대한 열정이 식었나? 예전 같으면 무박산행을 미리 예약하여 갔을 터인데 요즘은 어찌된 일인지 주로 서울 근교산행에 습관이 들었다. 금요일에서야 산악회 예약 사이트를 만지작거리면서 지시산 서북능선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만 두었다. 가고 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산길을 걷고 싶었다. 오래 전에 친구들과 겨울 산행을 갔던 곳. 광덕고개에서 시작하여 백운산 도마치령을 넘어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능선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집을 일찍 나서 6시 50분 차를 타면 좋았을 걸, 그 마저도 꾸물거리다가 8시 10분 차를 탔다. 1시간 45분 걸린다는 버스가 한 시간이나 정체되어 두 시간 40분이나 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하루 종일 내 시간이다. 어떤 것에도 구애 받지 않은 채 마냥 걷기에 좋은 날이다. 가다가 어두워지기 전에 산을 내려가면 될 터이다. 배낭에는 보온 밥통에 밥 한 그릇, 식빵 세 조각 그리고 커피 한 통이 들어 있다. 디저트로 먹을 오렌지도 두 개 넣었고 물은 1리터짜리 물통에 포카리 스웨트 분말을 넣었다. 버스를 타면서부터 유튜브를 들었다. 일당백에서 소개하는 ‘오디세이아’를 졸며 깨며 끝까지 다 듣고 산행을 하면서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서 산행하면서도 오디세이와 정약용과 함께 걸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봄은 한 달 동안 폭발하듯이 피어났다가 짙은 녹음을 피우며 여름에 밀려 숲 그늘로 숨어들었다. 얼레지 꽃은 다 지고 잎의 얼룩은 희미해 졌다. 큰구슬붕이 꽃이 군데군데 자주 보이고 민백미는 이제 꽃이 피려고 봉오리를 잔뜩 맺고 있다. 고추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고 노린재나무는 아직 피기 전이다. 1천 미터 높이까지 이제 나뭇잎이 완연하게 피었다. 서울 도심에 벚꽃이 피기 시작한 지 꼭 한달 째다. 이제 햇볕을 피하고 시원한 그늘을 찾는 계절이다.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이 꿈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고 그 분자 속에는 더 작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런 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결합을 하길래 바위가 되고 식물이 되고 동물이 되는 걸까? 우리 인간도 한낱 동물에 불과한데 어떤 이는 잘 생기고 어떤 이는 못생기었기 때문에 차별을 받기도 하는 것은 무슨 원리인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신체는 정신을 담고 다니는 그릇에 불과한 것인 것? 그렇다면 죽는다는 것은 영혼이 이제까지 깃들어 있던 신체를 떠나가는 것일까?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은 평상시 입고 다니는 옷과 같다면서 곧바로 태워서 강물에 버린다고 한다. 꽃은 수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벌 나비의 눈에 잘 띄기 위해 색깔과 모양이 진화했다고 하고 새가 지저귀는 것은 암컷이 수컷을 부르는 소리라고 한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초음파를 발산하여 10,000 km 의 거리에 있는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이 모든 자연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은 썩어서 다시 흙이 되고 물이 되고 순식간에 자연으로 돌아간다. 영혼도 몸을 빠져나간 후에 연기처럼 흩어져서 바위가 되고 나무가 되고 동물이 되는 걸까? 이 세상은 내가 죽은 후에도 끝없이 이어진다. 내가 오늘 걷고 있는 이 길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고 아침에 내가 타고 온 버스는 내일도 모레도 똑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달릴 것이다.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없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정의가 필요 없는 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냥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며 그렇게 존재하다가 밤하늘에 별빛처럼 반짝이다가 사라진다. 그렇게 반짝이는 찰나의 순간을 일평생이라고 여기면서 온갖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고 잠시 주어지는 쾌락의 순간이 진정한 행복이라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백운산을 지나고 삼각봉을 지난다. 큰 오르내림이 없고 나무그늘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라 편안하다. 길에서 나물을 뜯으러 온 사람과 등산을 온 사람들을 가끔 마주친다. 뜻도 모를 도마치봉에 이어 도마봉을 지난다. 능선길 주변에 벌목을 하여 햇볕이 가림막 없이 그대로 피부에 쏟아진다. 신로봉으로 향하는 오르막 길에 모처럼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고도가 높아지며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오늘 아침부터 걸어온 능선길이 보이고 앞쪽에는 돌풍봉을 넘어 국망봉이 우뚝 서 있다. 건너편에는 도마치령에서 시작하여 수덕고개를 넘어 석룡산이 불쑥 솟아나고 그 너머에 군부대가 있는 화악산이 펼쳐져 있다. 도마천 계곡 끝에 희미하게 서 있는 큰 봉우리는 명지산이다. 신로봉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위에 앉아 잠시 주변 풍광을 감상하고 나니 오후 4시가 넘어간다. 국망봉까지 약 2 km가 넘으니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미 해가 서편 하늘에 어른거린다. 국망봉 휴양림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국망봉 휴양림에는 텐트를 치고 야영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텐트 옆에서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다. 푸른 나무숲 사이로 해가 기운다. 장암 호수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물 위를 나는 곤충을 잡아먹는지 수면 위로 퐁퐁 날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햇빛을 받아 빛나는 물결처럼 보인다.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사람은 이곳에서 원사로 제대하고 난 후 줄곧 여기서 살고 있다고 한다. 김포 근처 개화가 고향이지만 그곳에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 여기가 오히려 고향 같다고 한다. 개화에서 30년 여기서 40년을 살았다고 하니 그에게는 여기가 고향이겠다. 내가 광덕고개에서 걸어왔다고 하니 혼자서 다니다가 길을 잃으면 어찌할 거냐며 걱정한다. 길을 잘못 들면 가평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면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 50분에 버스가 온다고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뿐이다. 그는 인천에 사는데 새벽에 출발하여 오후 1시쯤 가평군에 있는 용수동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견치봉으로 올라 국망봉을 넘어 내려왔다면서 길이 좋지 않아 좀 헤매었다고 한다. 나와 같이 동서울로 가는 버스를 탈 줄 알았는데 의정부 가는 버스가 먼저 도착하자 그 차를 타고 떠났다. 동서울에 가는 버스는 8시 10분쯤 도착하였다. 중간에 일동에 정차하였는데 버스가 거의 만원이 되도록 사람들이 많이 탔다. 나는 잠을 자다 깨다 하면서 편안하게 귀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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