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백무동 천왕봉 중산리

결혼식과 김장으로 지난 2주간 산행을 하지 못하니 산이 고프다. 2주만에 떠나는 산행. 어디로 가야할 지 행선지 결정에 조금 더 신중해 진다. 무엇이든 귀하면 아끼게 되는 것이다. 설악산은 산방기간이라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중부지방에 눈이 내렸다고 하니 덕유산에 가도 좋겠지만 역시 산방기간으로 향적봉만 입산이 허용된다. 지리산도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가는 코스만 열어 놓았다. 일기예보를 보니 토요일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을 것으로 보인다. 램블러에 올라 온 탐방기를 보니 지리산에 아직 눈이 남아 있을 것 같다. 맑은 날씨에 첫 눈을 밟으며 지리산을 걷는 기분을 상상해 보니 몸이 오싹해진다. 동서울에서 지리산 가는 차편을 알아보는데 설산 님이 산악회를 둘러보더니 자리 몇 개 남아 있다며 안내 산악회를 알려준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예약했다. 3시 30분 백무동에 도착했다. 겨울철에는 4시부터 탐방을 허용하지만 다행히 문이 열려 있다. 하늘에는 이제 기울기 시작한 반달이 밝게 빛나니 주변의 별빛은 상대적으로 희미하다. 몹시 추울까봐 옷을 두텁게 껴 입었는데 밤기운이 오히려 시원하다. 지난 6월이었던가? 노각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던 산길을 걸어 내려왔었는데 거의 반년만에 다시 찾았다. 어둠 속에 주변 숲은 보이지 않으나 그 동안 탐방로 안전 시설을 많이 보완한 것은 확연히 눈에 띈다. “함안 땅에 들어 있는 바위 이름이 왜 하동 바위예요?” 고향이 하동인 설산 님이 궁금하다는 듯 묻는다. 옛날 하동 원님과 함안 원님이 지리산 장터목에서 만나 회포를 풀면서 내기 장기를 두었는데 함안 원님이 지고 말았다. 이에 함안 원님은 하동 원님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백무동 계곡에 있는 바위를 가져가라고 하였다. 하동 원님은 이에 내색을 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명하여 나중에 바위를 가져갈 테니 우선 바위가 하동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라 하였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그 바위를 하동 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어두운 산길에 눈이 조금씩 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참샘 앞에 안전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가파른 고개를 올라서기 전에 조금 쉬어 가라는 뜻인가 보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여러모로 안전에 신경을 쓴 느낌이 든다. 창암능선 위에 올라서니 땅 위에 쌓인 눈이 점점 많아진다. 오늘 모처럼 눈 구경을 할 수 있나 보다. 옛날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소원을 적어 놓은 종이를 불사르던 소지봉(燒紙峰) 아래 바위에 올라서니 멀리 장터목 너머로 날이 희끄무레하게 밝아 온다. 장터목 대피소가 가까워지면서 먼저 올라간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이제 동지가 한 달 정도 남은 때라 해 뜨는 시각이 늦어졌다고 하지만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고 정타목에서나마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솟는다. 여명이 밝아오고 길에 쌓인 눈이 미끄럽다.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젠을 착용하였으나 늘 그렇듯이 귀찮이즘이 발동하여 우리는 작은 위험을 감수하며 조심스레 길을 걷는다. 7시 마침내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천왕봉 우측 능선 위로 아침 노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지난 가을 반야봉으로 가는 도중 돼지령에서 일출을 본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해돋이 풍경이다. 장갑을 벗은 맨손에 칼바람이 쑤셔 대는데 언제 또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주변 풍광을 열심히 사진에 담는다. 멀리 반야봉도 바로 코앞에 있는 듯 가까이 보인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여명이 색동옷 자락처럼 곱다. 그렇게 해가 뜰 때까지 남아서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뼛속까지 파고 드는 찬바람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설산 님을 따라 취사장으로 들어갔다. 설산 님은 동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라면 끓일 준비에 분주하다. 모처럼 함산하면서 오늘은 여유를 부릴 만하다. 보온 밥통에 싸온 밥을 내놓고 김장하다 남은 속과 돼지고기 그리고 김치 부침개에다 과일까지 널어 놓고 보니 평소와 달리 아침상이 푸짐하다. “와 해가 뜬다 !” 갑자기 옆에 있던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소리지른다. 이제까지 길게 벋어 있던 아침 노을 위로 해가 선명하게 솟아오른다. 나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여전히 찬바람에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듯이 아프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 버텨본다. 발 아래 나무에는 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고 햇빛 그림자에 어두운 산마루 위로 붉고 노란 융단이 펼쳐져 있는데 그 위로 여의주 보석 같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신비롭다. 아침을 푸짐하게 먹고 제석봉으로 오르는 발길이 무겁다. 라면에 밥을 먹어 배가 부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백무동에서 쉬지 않고 걸어 올라와 내내 선 채 밥을 먹었으니 다리에 힘이 빠질 만도 하다. 게다가 높은 봉우리에 눈이 쌓여 있을 것을 대비해 잘 맞지 않는 아이젠을 신느라 힘을 많이 뺀 모양이다. 가파른 탐방로를 오르는데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제석봉(帝釋峰 1808 미터)은 지리산에서 천왕봉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다. 다만 지근 거리에 우뚝 서 있는 최고봉인 천왕봉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청명한 날씨에 시야는 끝없이 내달린다. 반야봉을 지나 서쪽으로 내달린 시야는 광주 무등산까지 이어지고 남서쪽으로는 광양 백운산 그리고 남쪽에는 금오산과 더 먼 곳에 와룡산이 흰 구름바다 위로 선명하게 떠 있다. 산길에는 하얀 눈이 쌓여 있고 50년대 말 화재 이후에 자라난 구상나무와 분비나무에는 하얀 눈꽃이 범벅처럼 달려 있어 마치 크리스카스 트리 장식처럼 보인다. 나무를 덮고 있는 얼음이 맑은 햇빛에 반사된다. 기온은 걱정했던 것에 비해 춥지 않다. 장갑을 벗고 사진을 찍는데도 손이 시렵지 않고 오히려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눈꽃이 만발한 제석봉을 넘고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으로 오른다. 뒤돌아본 제석봉은 하얀 눈으로 덮여 그야말로 설산(雪山)이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연출한다. 지리산은 봄이나 여름, 가을 모든 계절이 다 아름다운 것 같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동안 반대방향에서 장터목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밝다. 이들은 새벽에 천왕봉에 올라 삼대에 걸쳐 덕을 쌓은 사람만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보았으니 산에 오른 성취감에 흠뻑 젖어 있는 사람들이다.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天王峯 1915 미터)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정상석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것이 수월해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이렇게 시원한 조망을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북쪽으로는 덕유산 능선이 또렷이 보이고 동쪽 멀리 대구 팔공산까지 보이는 듯하다. 온화한 기온에 조금 더 머물면서 오랜만에 찾아온 지리산에 좀 더 머물고 싶지만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에 맞춰 하산해야 하니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법계사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하다. 나무 계단을 지나고 천왕샘에서 시원한 물 한 잔으로 목을 축인다. 이 시간에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 2030 젊은이들이 많다. 로타리 대피소에서 우리는 왼쪽 순두류 쪽으로 하산 루트를 잡았다. 중산리 탐방 안내소까지 5.7 km 라서 통천길 (3.3 km)로 하산하는 것에 비해 전체 거리는 더 길지만 순두류에서 버스를 탈 수도 있고 설사 버스를 탈 수 없더라도 아스팔트 포장길에 걷기도 편하다. 이 길은 오래 전 백두대간 탐방할 때 거센 비바람으로 로타리 대피소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돌아 내려올 때 걸었던 길이다. 그 때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물이 흘러내리던 계곡이 지금은 숨 죽인 채 겨울 채비를 하고 있다. 순두류까지 내려오는 길은 그리 길지 않아 약 1시간 정도 걸려서 버스 정류장이 있는 순두류에 도착했다. 버스가 금방 내려간 것인지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1시니까 아직 1시간 30분의 시간 여유가 있다. 탐방 안내소까지 거리가 3.4 km 다. 30분 동안 할 일 없이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느니 그냥 걸어서 가기로 했다.

Hiking/Backpacking

Hamyang-gun, Gyeongsangnam-do,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Nov 27, 2021 3:35 AM
duration : 10h 17m 15s
distance : 15.2 km
total_ascent : 1476 m
highest_point : 1946 m
avg_speed : 1.8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결혼식과 김장으로 지난 2주간 산행을 하지 못하니 산이 고프다. 2주만에 떠나는 산행. 어디로 가야할 지 행선지 결정에 조금 더 신중해 진다. 무엇이든 귀하면 아끼게 되는 것이다. 설악산은 산방기간이라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중부지방에 눈이 내렸다고 하니 덕유산에 가도 좋겠지만 역시 산방기간으로 향적봉만 입산이 허용된다. 지리산도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가는 코스만 열어 놓았다. 일기예보를 보니 토요일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을 것으로 보인다. 램블러에 올라 온 탐방기를 보니 지리산에 아직 눈이 남아 있을 것 같다. 맑은 날씨에 첫 눈을 밟으며 지리산을 걷는 기분을 상상해 보니 몸이 오싹해진다. 동서울에서 지리산 가는 차편을 알아보는데 설산 님이 산악회를 둘러보더니 자리 몇 개 남아 있다며 안내 산악회를 알려준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예약했다. 3시 30분 백무동에 도착했다. 겨울철에는 4시부터 탐방을 허용하지만 다행히 문이 열려 있다. 하늘에는 이제 기울기 시작한 반달이 밝게 빛나니 주변의 별빛은 상대적으로 희미하다. 몹시 추울까봐 옷을 두텁게 껴 입었는데 밤기운이 오히려 시원하다. 지난 6월이었던가? 노각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던 산길을 걸어 내려왔었는데 거의 반년만에 다시 찾았다. 어둠 속에 주변 숲은 보이지 않으나 그 동안 탐방로 안전 시설을 많이 보완한 것은 확연히 눈에 띈다. “함안 땅에 들어 있는 바위 이름이 왜 하동 바위예요?” 고향이 하동인 설산 님이 궁금하다는 듯 묻는다. 옛날 하동 원님과 함안 원님이 지리산 장터목에서 만나 회포를 풀면서 내기 장기를 두었는데 함안 원님이 지고 말았다. 이에 함안 원님은 하동 원님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백무동 계곡에 있는 바위를 가져가라고 하였다. 하동 원님은 이에 내색을 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명하여 나중에 바위를 가져갈 테니 우선 바위가 하동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라 하였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그 바위를 하동 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어두운 산길에 눈이 조금씩 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참샘 앞에 안전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가파른 고개를 올라서기 전에 조금 쉬어 가라는 뜻인가 보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여러모로 안전에 신경을 쓴 느낌이 든다. 창암능선 위에 올라서니 땅 위에 쌓인 눈이 점점 많아진다. 오늘 모처럼 눈 구경을 할 수 있나 보다. 옛날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소원을 적어 놓은 종이를 불사르던 소지봉(燒紙峰) 아래 바위에 올라서니 멀리 장터목 너머로 날이 희끄무레하게 밝아 온다. 장터목 대피소가 가까워지면서 먼저 올라간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이제 동지가 한 달 정도 남은 때라 해 뜨는 시각이 늦어졌다고 하지만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고 정타목에서나마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솟는다. 여명이 밝아오고 길에 쌓인 눈이 미끄럽다.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젠을 착용하였으나 늘 그렇듯이 귀찮이즘이 발동하여 우리는 작은 위험을 감수하며 조심스레 길을 걷는다. 7시 마침내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천왕봉 우측 능선 위로 아침 노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지난 가을 반야봉으로 가는 도중 돼지령에서 일출을 본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해돋이 풍경이다. 장갑을 벗은 맨손에 칼바람이 쑤셔 대는데 언제 또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주변 풍광을 열심히 사진에 담는다. 멀리 반야봉도 바로 코앞에 있는 듯 가까이 보인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여명이 색동옷 자락처럼 곱다. 그렇게 해가 뜰 때까지 남아서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뼛속까지 파고 드는 찬바람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설산 님을 따라 취사장으로 들어갔다. 설산 님은 동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라면 끓일 준비에 분주하다. 모처럼 함산하면서 오늘은 여유를 부릴 만하다. 보온 밥통에 싸온 밥을 내놓고 김장하다 남은 속과 돼지고기 그리고 김치 부침개에다 과일까지 널어 놓고 보니 평소와 달리 아침상이 푸짐하다. “와 해가 뜬다 !” 갑자기 옆에 있던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소리지른다. 이제까지 길게 벋어 있던 아침 노을 위로 해가 선명하게 솟아오른다. 나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여전히 찬바람에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듯이 아프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 버텨본다. 발 아래 나무에는 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고 햇빛 그림자에 어두운 산마루 위로 붉고 노란 융단이 펼쳐져 있는데 그 위로 여의주 보석 같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신비롭다. 아침을 푸짐하게 먹고 제석봉으로 오르는 발길이 무겁다. 라면에 밥을 먹어 배가 부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백무동에서 쉬지 않고 걸어 올라와 내내 선 채 밥을 먹었으니 다리에 힘이 빠질 만도 하다. 게다가 높은 봉우리에 눈이 쌓여 있을 것을 대비해 잘 맞지 않는 아이젠을 신느라 힘을 많이 뺀 모양이다. 가파른 탐방로를 오르는데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제석봉(帝釋峰 1808 미터)은 지리산에서 천왕봉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다. 다만 지근 거리에 우뚝 서 있는 최고봉인 천왕봉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청명한 날씨에 시야는 끝없이 내달린다. 반야봉을 지나 서쪽으로 내달린 시야는 광주 무등산까지 이어지고 남서쪽으로는 광양 백운산 그리고 남쪽에는 금오산과 더 먼 곳에 와룡산이 흰 구름바다 위로 선명하게 떠 있다. 산길에는 하얀 눈이 쌓여 있고 50년대 말 화재 이후에 자라난 구상나무와 분비나무에는 하얀 눈꽃이 범벅처럼 달려 있어 마치 크리스카스 트리 장식처럼 보인다. 나무를 덮고 있는 얼음이 맑은 햇빛에 반사된다. 기온은 걱정했던 것에 비해 춥지 않다. 장갑을 벗고 사진을 찍는데도 손이 시렵지 않고 오히려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눈꽃이 만발한 제석봉을 넘고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으로 오른다. 뒤돌아본 제석봉은 하얀 눈으로 덮여 그야말로 설산(雪山)이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연출한다. 지리산은 봄이나 여름, 가을 모든 계절이 다 아름다운 것 같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동안 반대방향에서 장터목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밝다. 이들은 새벽에 천왕봉에 올라 삼대에 걸쳐 덕을 쌓은 사람만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보았으니 산에 오른 성취감에 흠뻑 젖어 있는 사람들이다.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天王峯 1915 미터)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정상석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것이 수월해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이렇게 시원한 조망을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북쪽으로는 덕유산 능선이 또렷이 보이고 동쪽 멀리 대구 팔공산까지 보이는 듯하다. 온화한 기온에 조금 더 머물면서 오랜만에 찾아온 지리산에 좀 더 머물고 싶지만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에 맞춰 하산해야 하니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법계사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하다. 나무 계단을 지나고 천왕샘에서 시원한 물 한 잔으로 목을 축인다. 이 시간에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 2030 젊은이들이 많다. 로타리 대피소에서 우리는 왼쪽 순두류 쪽으로 하산 루트를 잡았다. 중산리 탐방 안내소까지 5.7 km 라서 통천길 (3.3 km)로 하산하는 것에 비해 전체 거리는 더 길지만 순두류에서 버스를 탈 수도 있고 설사 버스를 탈 수 없더라도 아스팔트 포장길에 걷기도 편하다. 이 길은 오래 전 백두대간 탐방할 때 거센 비바람으로 로타리 대피소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돌아 내려올 때 걸었던 길이다. 그 때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물이 흘러내리던 계곡이 지금은 숨 죽인 채 겨울 채비를 하고 있다. 순두류까지 내려오는 길은 그리 길지 않아 약 1시간 정도 걸려서 버스 정류장이 있는 순두류에 도착했다. 버스가 금방 내려간 것인지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1시니까 아직 1시간 30분의 시간 여유가 있다. 탐방 안내소까지 거리가 3.4 km 다. 30분 동안 할 일 없이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느니 그냥 걸어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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