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백봉령~생계령~석병산~두리봉~삽당령
Jeongseon-gun, Gangwon State, South Korea
time : Apr 28, 2024 9:07 AM
duration : 5h 39m 38s
distance : 11.2 mi
total_ascent : 4859 ft
highest_point : 3559 ft
avg_speed : 2.1 mi/h
user_id : NAHEE69
user_firstname : E.H
user_lastname : JEON
꽃길을 걸었노라~
희귀식물의 보고로 야생화가 유명하다는 백복령~석병산~삽당령 구간을 화창한 봄날에 오른다. 연두연두 초록초록의 숲이 싱그럽고 생기 있어 좋구나.
백복령에서 자병산으로 백두대간 라인이라는데 석회석 광산 개발로 인해 자병산이 훼손되어 단절되고 석병산으로 우회하는거란다.
국민학교 때 6.25 포스트 그릴라치면 공식처럼 한반도를 그리고 북쪽은 빨강, 남쪽은 파랑으로 색칠 후 허리에는 가시있는 철망으로 단절된 분단의 아픔을 표현하고 그렸었지. 그렇다고 그 아래 백두대간이 끊어진 건 아닐진데 우린 스스로 대간의 맥을 끊고 영원히 이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씁쓰레하다. 야금야금 파먹는 쥐처럼 우리의 산야를 무너뜨리는 또 다른 자병산이 앞으로는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는다.
꽃길을 걸으니 왠지 신나는 걸음, 행복한 마음에 석병산이 날 부르는 것 같아 바쁘구나.
석병산 딱 기다려~
석병산은 22년 9월 산림청 선정 '숨겨진 우리산' 244개 중 241번째로 백두대간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를 들.날머리로 올랐었다. 하늘은 파랗고 온갖 가을 야생화의 환영에 돌탑이 있는 전위봉과 일월봉 정상에는 바위구절초가 마치 꽃동산을 방불케할 만큼 아름답고 환상적인 느낌에 양갈레 머리에 원피스 입고 앞치마한 빨강머리 앤이나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닐 것 같은 배경이라 많이 설레이고 행복한 기억으로 저장된 석.병.산
하지만 그 꼬마숙녀들이 뛰어 다니기엔 협소하고 바람이 장난아니게 불어댔었지. 여리여리한 구절초들이 바람에 춤추니 내 맘도 덩달아 춤추지 않을 수 있었겠냐구?
그래서였을까...
정상 오르기 전 바닥에 나뒹굴던 두리봉.삽당령 이정목을 분명 보고 왔건만 일월봉을 지나 밧줄잡고 원시림숲이라 좋다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다가 이상타 싶어 확인했더니 신나게 알바 중이었어. 헥헥대며 다시 오르느라 아주 힘들었던 기억 조차도 예쁘게 저장됐어.
그 황홀했던 석병산의 기억이 생각날 때 마다 한 번씩 다른 산객들의 후기를 보곤 했었다.
그.런.데
어떤 이의 후기에 나의 꿈같은 석병산 꽃봉에 커다란 비암이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에 또르륵...
먹을 것도 없을 것 같은 척박한 산에서 뭘 먹고 자랐는지 제법 오동통한 비얌 사진에 ...
헐~ 나의 꽃동산
아~~ 나의 석병산이여 ㅋㅋ~
석병산 전위봉에는 아직은 여리한 백리향이 바닥에 풀처럼 가득하다.
향기가 백리까지 퍼진다는 백리향은 개화시기가 유월이란다. 나무지만 풀처럼 자세를 낮취 고산지대 석회암 바위틈을 헤집고 나와 자라는 백리향이라는데 꽃필 때 다시 보고프다.
이빨을 드러내고 들어올테면 들어와보라는 일월문은 아구 무서버라. 아하하~
일월봉에서 타란산님과 번갈아 사진놀이 후 삽당령으로 향한다.
산작약꽃, 각시붓꽃, 노랑무늬붓꽃, 얼레지, 피나물꽃, 중의무릇, 노루귀, 산괴불꽃, 꿩의바람꽃, 개별꽃, 구슬붕이, 철쭉, 진달래, 홀아비꽃, 줄딸기꽃, 괭이눈, 풀솜대, 홀아비바람꽃, 노랑제비꽃, 족도리풀꽃, 분나무 꽃, 양지꽃, 둥글레꽃, 병꽃, 회오리바람꽃, 솜나물꽃, 분취꽃 그리고 귀한 식물 낭독...
백두대간의 야생화들과 오늘 하루 잘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