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angyang-si, Jeollanam-do, South Korea
time : Dec 12, 2018 6:42 AM
duration : 1h 17m 34s
distance : 4.2 km
total_ascent : 421 m
highest_point : 523 m
avg_speed : 3.4 km/h
user_id : swookey
user_firstname : 나무
user_lastname :
안 올 줄 알면서도 눈을 기다렸다.
혹시나 하고..
역시 안 왔지만
대신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다.
땅 위를 덮은 낙엽들이 얼어서 걸을 때마다 날카로운 소리가 들린다.
그 비명도 무딘 인간인 내 귀에는 비닐 서걱거리는 소리로만 들릴 뿐이라 안쓰럽다..
장갑은 껴도 언제나 손이 제일 먼저 시리고, 제일 많이 추위를 탄다.
그 다음이 뒷통수..
그래서 캡을 썼다가 집을 나서기 전 캡 위에 빨간 벙거지를 쓰고 왔다..
그래도 걷는 동안 뒷골이 선득선득해서 점퍼에 달린 모자도 당겨썼더니 따뜻하다..
새삼 맨 몸으로 묵묵히 겨울을 견디고 서 있는 나무들이 존경스럽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꽃을 피우는 쑥부쟁이가 독립투사처럼 용감해보이는 겨울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