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황정산

■ 코스 대흥사 앞 노변주차장~원통암~영인봉 ~정상~남봉~빗재(하산지점) (빗재에서 원점은 택시로 이동) ■ 후기 황정산은 조금 험하다는 주변 선각자 들의 말에 따라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춘삼월 이후에나 탐방할 예정이었으나 그간의 강행군 덕에 당초 목표였던 경북 지역과 그 연접한 백두대간변 명산들 즉, 울진 응봉산부터 김천 황악산까지 명산 대부분을 접수함에 따라 용기를 내어 오늘 감히 도전하게 되었다. 코스는 "soonman2129"님께서 올리신 트립을 따라 대흥사앞 주차장을 출발 하여 원통암~영인봉~정상~남봉~ 석화봉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 아침의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상큼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등반을 시작 했다. 등산로엔 대부분의 눈이 녹았으나 음지 의 경우 얼음상태로 있거나 현재 녹고 있는 중이라 더러 미끄럽기는 하지만 원통암까지는 큰 어려움없이 무난히 올라 갈 수 있었다. 오름길 초반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기암괴석의 멋진 풍광을 하나라도 놓칠 세라 연신 셔터를 누르면서 유유지적 천천히 올라 이 곳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기서 부터는 경사도 가파르고 언 땅이 녹느라 노면이 질펀하고 몹시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선 오름이 쉽지 않았다. 일단 장비를 갖추고 천천히 전진하여 1차 능선에 올랐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나서 영인봉을 향해 부지런히 거침없이 다시 진격했다. 그런데 고난의 시작이 바로 여기서 부터 였다. 좁은 칼능선이 나타나더니 암릉과 로프 가 반복 등장하곤 했다. 이렇듯 아슬아슬한 바윗길을 건너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20m가 넘는 직벽을 로프로 올라가야 하는 곳은 물론 직벽을 붙잡고 절벽길을 통과해야 하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섬짓한 구간도 있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힘겹게 직벽을 올라가서 암절벽을 지나 왼쪽으로 보이는 내림길을 로프를 타고 내려 가니 전진이 아닌 후진의 길만 보이는 것이었다. "이거 어떻게 된거지?" 하면서 일단 보이는 길을 따라 가보니 조금 전 힘들게 올라갔던 직벽 바로 아랫 지점이 아닌가! "아, 이제 어떡하지?" "정상도 오르지 못하고 그냥 내려가야 하나?"라는 생각 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사실 워낙 난코스인지라 설사 돌아간다 해도 그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찰나 인기척이 있어 아래를 보니 노부부 한 팀이 올라오고 있었다. 순간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었다. 그 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직벽을 올라가 보고 오른쪽으로 길이 있으면 그 길이 맞을 터이니 확인을 해주기로 하고 그분은 로프를 타고 올라갔고 그분의 부인과 난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그 길이 없다면 아쉽지만 나머지 여정은 포기하고 되돌아 올 생각이었다. 다행히 예측대로 오른쪽에 길이 있었고 그분의 부인과 난 그 직벽을 다시 올라 갔다. 알고 보니 내가 돌아 나왔던 그 길은 직벽을 우회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이 길로 우회하면 뒤편에서 로프를 타고 올라 가도록 되어 있는데 이 로프를 타고 내려 갔던 것이었다. 이 로프는 앞면의 직벽보다는 훨씬 더 쉬워 보였다. 장차 누군가 이 구간을 통과하게 된다면 직벽 바로 밑에서 왼쪽에 있는 길로 우회 해서 뒷편의 로프를 타고 올라 가시길 바란다. 왜냐하면 직벽도 어렵긴 하지만 그 직벽 을 오른 후 바로 다음에 나타나는 절벽 난간 통과가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차하는 순간 수 십길 낭떠러지로 떨어 질 수도 있는 이 공포의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우리는 이때 부터 일행이 되어 함께 동행을 하게 되었다. 험난한 직벽 이후에도 로프와 암릉은 멈추지 않고 나타났으나 큰 고비를 넘긴 만큼 그다지 큰 난항은 아니었다. 그렇게 긴시간 지난한 오름길을 끝내고 마침내 정상에 도달했다. 그때 시각이 2시 10분쯤이었다. 근데 거친 산세에 비하여 너무나 초라한 정상석을 보고 우리 모두는 놀랐다. 작아도 너무 작은 정상석이 납작 엎드 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도 힘들게 올라 온 터라 잠깐 실망도 했지만 우리는 기념샷을 하고 나서 간단 히 간식을 나눠 먹고 하산길을 재촉하여 남봉에 이르렀다. 이때 시간이 2시 37분. 당초 계획한 석화봉을 돌아 원점으로 가기에는 거리도 멀거니와 등산로의 높은 난이도를 감안할 때 시간상 여유가 없을 것 같아 빗재로 바로 하산해서 택시로 원점까지 이동하기로 계획을 긴급 수정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남봉에서 출발한 지 약 50분이 지난 3시 반쯤에 빗재에 도착 하여 오늘의 등산일정을 종료하고 호출한 택시편으로 원점으로 회귀했다. 한편 오늘 동행한 그 노부부는 경기도 이천에 사시는 분들로 전국의 유명 산 들을 두루 섭렵하신 등산매니아로써 그 분들도 이 황정산의 특성을 모르고 왔다면서 이렇게 험준한 산은 처음이라 당황하였 으나 스릴은 있었다고 하셨다. 결국 이 산은 우리 땅 한반도에서 손꼽 히는 악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 난 오늘 네발짐승도 되어 보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센 유격훈련도 받은 느낌이다. 내일은 모든 걸 제쳐 놓고 심장의 정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병원에 가 봐야겠다. ■ 참고사항 - 등산코스는 빗재에서 출발하여 남봉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원점회귀하거나 이것이 아쉽다면 남봉으로 돌아와서 정상 반대방향의 수리봉이나 석화봉을 만나고 원점회귀하는 T자형 코스로 등반하실 것을 권함. - 정상에서 영인봉, 원통암에 이르는 구간 은 모험을 즐기는 분이나 전문산악인들 의 등반훈련장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듯함.

Hiking/Backpacking

Danyang-gun, Chungcheongbuk-do, South Korea
sansinlyeong photo
time : Jan 23, 2021 10:05 AM
duration : 5h 31m 23s
distance : 7.8 km
total_ascent : 626 m
highest_point : 1013 m
avg_speed : 1.9 km/h
user_id : sansinlyeong
user_firstname : 덕규
user_lastname : 김
■ 코스 대흥사 앞 노변주차장~원통암~영인봉 ~정상~남봉~빗재(하산지점) (빗재에서 원점은 택시로 이동) ■ 후기 황정산은 조금 험하다는 주변 선각자 들의 말에 따라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춘삼월 이후에나 탐방할 예정이었으나 그간의 강행군 덕에 당초 목표였던 경북 지역과 그 연접한 백두대간변 명산들 즉, 울진 응봉산부터 김천 황악산까지 명산 대부분을 접수함에 따라 용기를 내어 오늘 감히 도전하게 되었다. 코스는 "soonman2129"님께서 올리신 트립을 따라 대흥사앞 주차장을 출발 하여 원통암~영인봉~정상~남봉~ 석화봉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 아침의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상큼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등반을 시작 했다. 등산로엔 대부분의 눈이 녹았으나 음지 의 경우 얼음상태로 있거나 현재 녹고 있는 중이라 더러 미끄럽기는 하지만 원통암까지는 큰 어려움없이 무난히 올라 갈 수 있었다. 오름길 초반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기암괴석의 멋진 풍광을 하나라도 놓칠 세라 연신 셔터를 누르면서 유유지적 천천히 올라 이 곳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기서 부터는 경사도 가파르고 언 땅이 녹느라 노면이 질펀하고 몹시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선 오름이 쉽지 않았다. 일단 장비를 갖추고 천천히 전진하여 1차 능선에 올랐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나서 영인봉을 향해 부지런히 거침없이 다시 진격했다. 그런데 고난의 시작이 바로 여기서 부터 였다. 좁은 칼능선이 나타나더니 암릉과 로프 가 반복 등장하곤 했다. 이렇듯 아슬아슬한 바윗길을 건너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20m가 넘는 직벽을 로프로 올라가야 하는 곳은 물론 직벽을 붙잡고 절벽길을 통과해야 하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섬짓한 구간도 있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힘겹게 직벽을 올라가서 암절벽을 지나 왼쪽으로 보이는 내림길을 로프를 타고 내려 가니 전진이 아닌 후진의 길만 보이는 것이었다. "이거 어떻게 된거지?" 하면서 일단 보이는 길을 따라 가보니 조금 전 힘들게 올라갔던 직벽 바로 아랫 지점이 아닌가! "아, 이제 어떡하지?" "정상도 오르지 못하고 그냥 내려가야 하나?"라는 생각 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사실 워낙 난코스인지라 설사 돌아간다 해도 그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찰나 인기척이 있어 아래를 보니 노부부 한 팀이 올라오고 있었다. 순간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었다. 그 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직벽을 올라가 보고 오른쪽으로 길이 있으면 그 길이 맞을 터이니 확인을 해주기로 하고 그분은 로프를 타고 올라갔고 그분의 부인과 난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그 길이 없다면 아쉽지만 나머지 여정은 포기하고 되돌아 올 생각이었다. 다행히 예측대로 오른쪽에 길이 있었고 그분의 부인과 난 그 직벽을 다시 올라 갔다. 알고 보니 내가 돌아 나왔던 그 길은 직벽을 우회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이 길로 우회하면 뒤편에서 로프를 타고 올라 가도록 되어 있는데 이 로프를 타고 내려 갔던 것이었다. 이 로프는 앞면의 직벽보다는 훨씬 더 쉬워 보였다. 장차 누군가 이 구간을 통과하게 된다면 직벽 바로 밑에서 왼쪽에 있는 길로 우회 해서 뒷편의 로프를 타고 올라 가시길 바란다. 왜냐하면 직벽도 어렵긴 하지만 그 직벽 을 오른 후 바로 다음에 나타나는 절벽 난간 통과가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차하는 순간 수 십길 낭떠러지로 떨어 질 수도 있는 이 공포의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우리는 이때 부터 일행이 되어 함께 동행을 하게 되었다. 험난한 직벽 이후에도 로프와 암릉은 멈추지 않고 나타났으나 큰 고비를 넘긴 만큼 그다지 큰 난항은 아니었다. 그렇게 긴시간 지난한 오름길을 끝내고 마침내 정상에 도달했다. 그때 시각이 2시 10분쯤이었다. 근데 거친 산세에 비하여 너무나 초라한 정상석을 보고 우리 모두는 놀랐다. 작아도 너무 작은 정상석이 납작 엎드 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도 힘들게 올라 온 터라 잠깐 실망도 했지만 우리는 기념샷을 하고 나서 간단 히 간식을 나눠 먹고 하산길을 재촉하여 남봉에 이르렀다. 이때 시간이 2시 37분. 당초 계획한 석화봉을 돌아 원점으로 가기에는 거리도 멀거니와 등산로의 높은 난이도를 감안할 때 시간상 여유가 없을 것 같아 빗재로 바로 하산해서 택시로 원점까지 이동하기로 계획을 긴급 수정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남봉에서 출발한 지 약 50분이 지난 3시 반쯤에 빗재에 도착 하여 오늘의 등산일정을 종료하고 호출한 택시편으로 원점으로 회귀했다. 한편 오늘 동행한 그 노부부는 경기도 이천에 사시는 분들로 전국의 유명 산 들을 두루 섭렵하신 등산매니아로써 그 분들도 이 황정산의 특성을 모르고 왔다면서 이렇게 험준한 산은 처음이라 당황하였 으나 스릴은 있었다고 하셨다. 결국 이 산은 우리 땅 한반도에서 손꼽 히는 악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 난 오늘 네발짐승도 되어 보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센 유격훈련도 받은 느낌이다. 내일은 모든 걸 제쳐 놓고 심장의 정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병원에 가 봐야겠다. ■ 참고사항 - 등산코스는 빗재에서 출발하여 남봉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원점회귀하거나 이것이 아쉽다면 남봉으로 돌아와서 정상 반대방향의 수리봉이나 석화봉을 만나고 원점회귀하는 T자형 코스로 등반하실 것을 권함. - 정상에서 영인봉, 원통암에 이르는 구간 은 모험을 즐기는 분이나 전문산악인들 의 등반훈련장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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