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르 2일차 칼라이쿰(kalaikhumb) ~ 지세브(Jizev)

새벽5시 출발이다. 4시 15분에 일어나 준비하는데 운전기사가 재촉한다. 이렇게 일찍 출발하는건 도로 중간, 터널공사장이 공사를 재개하기 전에 출발하기 위함이다. 여러대의 차량들이 벌써 부지런히 출발한다. 판지강 건너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이다. 나 혼자 안스럽고 아련한 마음이지 정작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 뿐이다. 강물은 온 세상을 집어 삼킬듯 솟구치며 흐른다. 상류쪽의 폭이 넓은 곳은 오히려 유속이 느려서 호수처럼 잠잠하다. 오늘은 비포장도로에서 춤을 추듯이 달린다. 오전 10시 30분쯤 우리는 파미르의 주요 도로를 벗어나 Bartang방향으로 한참을 달린 후 차를 세웠다. 우리가 내린 곳에는 힘찬 바르탕 계곡물 위로 구름다리 하나 걸려있다. 바닥이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흔들리며 걸어간다. 구름다리를 걷는 건 항상 나에겐 도전이다. 길은 산 모퉁이를 돌고 돌아 올라가는 모습이 히말라야 그 길과 다르지 않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고 그 주변에는 버드나무와 파미르자작나무 사이로 작은 야생화들이 제 멋대로 키를 키우고 있다. 주변의 산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솟아오르고 침식되는 일을 반복하였을까? 어느덧 작은 호수가 나타나고 우리 일행들은 그 호수에 단번에 마음을 뺏겨버렸다. 이럴 때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솟구치는 길을 더 오르니 지세브 마을에 닿는다. 오늘 우리가 자고 갈 마을이다. 12명의 주민이 산다는데 어린이들도 몇명 보인다. 준비해간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윗마을로 올라가 본다. 이름을 더 알고 싶은 꽃들 사이로 길을 오르기를 한 시간쯤 지나자 멋진 옥빛 호수가 보인다. 그 호수 가운데에는 자작나무와 버드나무들이 심겨져있어 마치 동화 속의 작은 호수같다. 뜨게질 중인 호숫 가의 여인에게 홍차를 시켜 놓고 호수를 둘러본다. 아무리봐도 물빛이 말도 안되게 오묘한 옥빛이다. 다시 호수의 여인에게 와서 차를 한잔씩 마신다. 그리고 값을 치르러니 돈은 안받겠다한다. 몇번이고 거듭 사양하길래 결국 내 맘대로 값을 치르고 내려온다. 서툰 영어로 다시 오라 한다. 내년에.... 부푼 풍선처럼 행복감 가득안고 다시 지세브 마을로 돌아온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그 사이로 살구를 따다가 배가 부를만큼 먹는다. 그리고 넘치는 기쁜 마음과 함께 쉰다. 자다가 화장실 다녀오다 쏟아지는 별에 또 한번 감격한다. 이런 별을 본지가 언제 였을까? 불을 꺼고 가만히 들어보니 웅장한 계곡 물소리, 풀벌레 소리, 가끔 개 짖는 소리 모두가 합창처럼 들려온다. 고개가 아플만큼 별을 헤어보고 다시 누우러 간다. 해발고도 2500m의 서늘한 밤은 청량함 그 자체이다. 아!! 중앙아시아!! 이토록 아름답다니. 나라에는 나라들의 언어가 있고, 파미르에는 파미르의 언어가 있고, 지세브에는 지세브만의 언어가 있다. 나의 짧은 영어가 원망스럽다. 궁금증이 넘치지만 다 알지 못한다. 그저 오감으로 보고 듣고 느낀다. #중앙아시아#CenterAsia #타지키스탄#Tajikistan #파미르고원#PamirMountains #지세브#Jizev

Hiking/Backpacking

Darvoz District, Gorno-Badakhshan Autonomous Region, Tajikistan
clara4302 photo
time : Jul 20, 2025 4:50 AM
duration : 12h 33m 45s
distance : 198 km
total_ascent : 2378 m
highest_point : 2482 m
avg_speed : 17.1 km/h
user_id : clara4302
user_firstname : HYOJUNG
user_lastname : LEE
새벽5시 출발이다. 4시 15분에 일어나 준비하는데 운전기사가 재촉한다. 이렇게 일찍 출발하는건 도로 중간, 터널공사장이 공사를 재개하기 전에 출발하기 위함이다. 여러대의 차량들이 벌써 부지런히 출발한다. 판지강 건너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이다. 나 혼자 안스럽고 아련한 마음이지 정작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 뿐이다. 강물은 온 세상을 집어 삼킬듯 솟구치며 흐른다. 상류쪽의 폭이 넓은 곳은 오히려 유속이 느려서 호수처럼 잠잠하다. 오늘은 비포장도로에서 춤을 추듯이 달린다. 오전 10시 30분쯤 우리는 파미르의 주요 도로를 벗어나 Bartang방향으로 한참을 달린 후 차를 세웠다. 우리가 내린 곳에는 힘찬 바르탕 계곡물 위로 구름다리 하나 걸려있다. 바닥이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흔들리며 걸어간다. 구름다리를 걷는 건 항상 나에겐 도전이다. 길은 산 모퉁이를 돌고 돌아 올라가는 모습이 히말라야 그 길과 다르지 않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고 그 주변에는 버드나무와 파미르자작나무 사이로 작은 야생화들이 제 멋대로 키를 키우고 있다. 주변의 산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솟아오르고 침식되는 일을 반복하였을까? 어느덧 작은 호수가 나타나고 우리 일행들은 그 호수에 단번에 마음을 뺏겨버렸다. 이럴 때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솟구치는 길을 더 오르니 지세브 마을에 닿는다. 오늘 우리가 자고 갈 마을이다. 12명의 주민이 산다는데 어린이들도 몇명 보인다. 준비해간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윗마을로 올라가 본다. 이름을 더 알고 싶은 꽃들 사이로 길을 오르기를 한 시간쯤 지나자 멋진 옥빛 호수가 보인다. 그 호수 가운데에는 자작나무와 버드나무들이 심겨져있어 마치 동화 속의 작은 호수같다. 뜨게질 중인 호숫 가의 여인에게 홍차를 시켜 놓고 호수를 둘러본다. 아무리봐도 물빛이 말도 안되게 오묘한 옥빛이다. 다시 호수의 여인에게 와서 차를 한잔씩 마신다. 그리고 값을 치르러니 돈은 안받겠다한다. 몇번이고 거듭 사양하길래 결국 내 맘대로 값을 치르고 내려온다. 서툰 영어로 다시 오라 한다. 내년에.... 부푼 풍선처럼 행복감 가득안고 다시 지세브 마을로 돌아온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그 사이로 살구를 따다가 배가 부를만큼 먹는다. 그리고 넘치는 기쁜 마음과 함께 쉰다. 자다가 화장실 다녀오다 쏟아지는 별에 또 한번 감격한다. 이런 별을 본지가 언제 였을까? 불을 꺼고 가만히 들어보니 웅장한 계곡 물소리, 풀벌레 소리, 가끔 개 짖는 소리 모두가 합창처럼 들려온다. 고개가 아플만큼 별을 헤어보고 다시 누우러 간다. 해발고도 2500m의 서늘한 밤은 청량함 그 자체이다. 아!! 중앙아시아!! 이토록 아름답다니. 나라에는 나라들의 언어가 있고, 파미르에는 파미르의 언어가 있고, 지세브에는 지세브만의 언어가 있다. 나의 짧은 영어가 원망스럽다. 궁금증이 넘치지만 다 알지 못한다. 그저 오감으로 보고 듣고 느낀다. #중앙아시아#CenterAsia #타지키스탄#Tajikistan #파미르고원#PamirMountains #지세브#Jiz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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