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지화문 남문, 우익문 서문, 전승문 북문, 좌익문 동문
Seongnam-si, Gyeonggi-do, South Korea
time : Aug 11, 2020 1:03 PM
duration : 6h 23m 54s
distance : 18.5 km
total_ascent : 990 m
highest_point : 522 m
avg_speed : 3.4 km/h
user_id : kangpoem
user_firstname : kangpoem
user_lastname :
개망초꽃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발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안도현, [외롭고 높고 쓸쓸한], 문학동네,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