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고도 동래는 지금 코로나로 난리다. 확진자의 동선이 일상생활권이다. 다들 조심하느라 집밖에 나가지도 않는데, 나 혼자 좋다고 남파랑길을 계속 가야하나... 고민을 아무리 해봐도, 가택구금 당하고 있느니 혼자 걷기가 낫다고 생각하고, 마스크 잘챙겨 시외버스를 탔다. 삼천포에는 방금전에 비가 그친듯 거리가 축축했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었지만, 바람은 조용했다. 시작부터 산길 오르막길, 각산 정상에 올라오며 땀범벅이 되었다. 실안해안도로 내려가는 임도에서 땀이 식으면서 체온유지가 힘들었다. 삼천포대교를 건너 창선을 S자로 돌았다. 단항 왕후박나무를 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임도를 타고 또 타는 36코스는 괜찮은 것 같다. 창선파출소에서 출발하는 37코스도 동대만을 돌아 가인, 천포, 적량으로 가는 도로와 임도도 걷기 좋은 길이었다. 적량마을에서 오늘 일정을 마쳤다. 남파랑길 시작후 처음으로 현지 숙박한 날이다. 종점인 적량마을에 잘곳이 없어 조금 애를 먹었다. 예상보다 많이 걸어서이기도 하지만, 중간에 숙박할 곳을 찾을수가 없었다. 택시를 불러 영업하는 모텔을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