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South Korea
time : Aug 1, 2025 5:48 PM
duration : 0h 24m 4s
distance : 1.7 km
total_ascent : 9 m
highest_point : 41 m
avg_speed : 4.3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엘리베이터에서 잠시 우리는 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Christian은 꽃을 꺾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였다. 꽃을 꺾는다는 것은 장미나 안개꽃이나 나리꽃 등을 잘라서 화환 등 장식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얘기가 나온 것은 내가 사람들은 꽃이 올해도 피고 졌다가 내년에도 또 피고 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도 그렇게 피었다가 지더라도 영원히 살기를 바라는데, 사실 사람들은 그 어느 꽃보다도 수명이 길다는 것을 모른다고 한 것에 이어서 나온 말이었다. 어찌 보면 그렇게 자연적으로 두어도 4~5년의 짧은 수명을 가진 꽃을 꺾어 버리는 인간의 잔인함을 싫어한다는 말일 수도 있고, 그렇게 예쁜 꽃을 꺾지 말고 그대로 살도록 두면 더 좋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나는 그와 반대로 사람들이 그렇게 꽃을 좋아하고 꺾어서 화환을 만들고 유통시키면 꽃에게는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말하였다. 그 꽃이 아름다워서 꺾어 유통시키니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화훼 농장에서는 그 꽃을 더 많이 재배할 것이니 그 꽃은 다른 꽃에 비해 자신의 종족을 더 오래 보존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말이다. 밀은 메소포타미아 들판에서 소규모로 자라던 식물이었지만 사람들에게 유리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판명되어서 지금은 전 세계에 퍼져 있고 앞으로 더욱 오래오래 종족이 번성할 것이다. 닭은 비록 계란에서 부화한 지 수개월 안에 도축되어 사람들의 식량으로 사용되지만 사람들은 그 닭을 더욱 많이 번성 시켜 준다. 이는 돼지나 소 등 대부분의 가축이 그렇다.
길 가에 농소화 꽃이 환창이다. 꽃은 화려하지만 씨 맺는 법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 꽃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어 그 종족 확장에 문제가 없다. 그러니 과연 꽃을 사랑한다면 꽃을 꺾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두고 보기만 하는 것이 그 꽃에게는 더 좋은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