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 국립수목원은 월요일이 휴일이다

어제는 비가 내려서 밖에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일기예보에 흐리고 오후 3시경에 비가 내릴 거라고 우산 그림을 걸어 놓았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이슬 같은 빗방울이 흩뿌린다. 광릉 국립수목원에 광릉요강꽃과 복주머니란(개불알꽃) 등 귀한 꽃들이 피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마음은 벌써 포천에 가 있다. 오래 전에도 어린이날 휴일에 무작정 갔다가 예약을 하지 않았다며 입장을 거부당해 국망봉 휴양림 계곡에 발 담그고 쉬다가 돌아왔었기에 이번에는 예약을 꼭 하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홈페이지에는 예약 방법이 나와 있지 않았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예약 시스템이 없어져서 그냥 선착순 입장이라고 한다. 카카오맵으로 대중교통을 검색하니 의외로 간단하다. 잠실역에서 7007번 광역버스를 타고 진접 신광마을 센트레빌 시티에서 21번 마을버스를 타라고 한다. 약 2시간 걸린다고 한다. 신광마을에서 21번 버스 배차 간격이 길다. 18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기에 걸어가면 얼마나 걸릴까 검색하니 한 시간 남짓이다. 산길도 아니고 계곡을 따라 난 평지를 한 시간 걷는 거은 아무것도 아니다. 운악산 봉선사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광릉숲 생명보전 둘레길이라고 한다. 얼마간 걸어가니 식당과 카페 등이 늘어선 작은 마을이 나타나는데 그 뒤쪽에는 ‘운악산 봉선사’라는 절의 현판이 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운악산과 다른 산인가? 지도를 보니 이곳 광릉은 운악산에서 수원산을 거쳐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것 같다. 그러니 거리는 좀 멀더라도 대략 큰 산 줄기에 걸쳐 있으니 운악산 봉선사라고 부른 모양이다. 이 절은 서기 969년 (고려 광종 20년)에 법인 국사가 창건하였고 절 이름을 ‘운악사’라 불렀다. 그후 1469년 (조선 예종1년) 세조의 왕비였던 정희왕후가 세조가 묻힌 광릉의 능침을 관리하는 절로 정하고 절 이름을 봉선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절 입구에는 그 당시 심었다는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그 뒤로 여러 번의 중창을 거쳐 지금의 면모를 갖추었는데 겉으로 얼핏 보아도 절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경내보다도 훨씬 더 넓은 야외 시설들이 절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국립 수목원은 정기 휴일 국립수목원으로 가는 길은 봉선사천을 따라 이어진 도로 옆으로 난 데크 길이다. 그 길 옆으로 여러가지 테마로 조성된 공원이 있으나 모두 문이 잠겨 있었다. 나는 비가 와서 그런 줄 알았는데 정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월요일 정기 휴일임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옛날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 번 다녀오고 몇 해 전 어린이날 예약을 하지 않아 입장을 못하고 오늘 세 번째 방문한 국립 수목원은 정기 휴일이라서 들어갈 수 없다. 그냥 계곡을 따라서 탐방로 한 구간이 끝나는 직동교까지 걸었다. 사람들이 산책삼아 수시로 왕래한다. 직동교 있는 곳에는 공동 화장실이 있고 주차장과 음식점 등이 있는 동네다. 그 사이 비가 그쳤다. 벤치에 앉아 도시락과 떡으로 점심을 먹었다. 광릉(光陵)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 직동리에서 버스를 타고 나갈 수도 있지만 기왕 나선 걸음이니 그냥 걷기로 했다. 비는 이슬비가 내리다 말다 하기에 굳이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길 건너 세조의 능이 있는 광릉에 들렀다. 세종대왕의 둘 째 아들로 태어나 왕이 될 수 없는 신분이었으나, 형 문종이 일찍 죽고 단종이 왕위를 물려받게 되니 혈기왕성한 수양대군으로서 은근히 왕이 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으리라. 1417년에 태어나 38세인 1455년 왕위에 오르고 51세인 1468년 사망할 때까지 고작 13년간 왕위에 있으면서 사육신을 비롯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는가? 물론 공도 있겠지만 지나간 역사를 두고 보면 참 허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실 이런 비슷한 일들은 그 뒤로도 끊임없이 발생했다. 권력에 눈이 멀어 폭력적으로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일은 역사적으로 최근에 있었던 전두환의 12.12 쿠데타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이 거론된다. 광릉수목원에서 국립수목원으로 1911년 일제는 이 광릉 일대의 수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을 임업을 연구하는 학술림과 학술보호림으로 지정하고 보존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2010년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휴일이라서 문이 닫혀 있기에 또 다시 헛걸음을 한 셈이지만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국립 수목원에 접근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조만간 다시 찾아가 광릉요강꽃과 광릉골무꽃 그리고 여름에는 뻐꾹나리 등 희귀 야생화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Walking

Namyangju-si, Gyeonggi,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May 6, 2024 9:44 AM
duration : 5h 49m 2s
distance : 14.6 km
total_ascent : 166 m
highest_point : 147 m
avg_speed : 3.1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어제는 비가 내려서 밖에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일기예보에 흐리고 오후 3시경에 비가 내릴 거라고 우산 그림을 걸어 놓았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이슬 같은 빗방울이 흩뿌린다. 광릉 국립수목원에 광릉요강꽃과 복주머니란(개불알꽃) 등 귀한 꽃들이 피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마음은 벌써 포천에 가 있다. 오래 전에도 어린이날 휴일에 무작정 갔다가 예약을 하지 않았다며 입장을 거부당해 국망봉 휴양림 계곡에 발 담그고 쉬다가 돌아왔었기에 이번에는 예약을 꼭 하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홈페이지에는 예약 방법이 나와 있지 않았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예약 시스템이 없어져서 그냥 선착순 입장이라고 한다. 카카오맵으로 대중교통을 검색하니 의외로 간단하다. 잠실역에서 7007번 광역버스를 타고 진접 신광마을 센트레빌 시티에서 21번 마을버스를 타라고 한다. 약 2시간 걸린다고 한다. 신광마을에서 21번 버스 배차 간격이 길다. 18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기에 걸어가면 얼마나 걸릴까 검색하니 한 시간 남짓이다. 산길도 아니고 계곡을 따라 난 평지를 한 시간 걷는 거은 아무것도 아니다. 운악산 봉선사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광릉숲 생명보전 둘레길이라고 한다. 얼마간 걸어가니 식당과 카페 등이 늘어선 작은 마을이 나타나는데 그 뒤쪽에는 ‘운악산 봉선사’라는 절의 현판이 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운악산과 다른 산인가? 지도를 보니 이곳 광릉은 운악산에서 수원산을 거쳐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것 같다. 그러니 거리는 좀 멀더라도 대략 큰 산 줄기에 걸쳐 있으니 운악산 봉선사라고 부른 모양이다. 이 절은 서기 969년 (고려 광종 20년)에 법인 국사가 창건하였고 절 이름을 ‘운악사’라 불렀다. 그후 1469년 (조선 예종1년) 세조의 왕비였던 정희왕후가 세조가 묻힌 광릉의 능침을 관리하는 절로 정하고 절 이름을 봉선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절 입구에는 그 당시 심었다는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그 뒤로 여러 번의 중창을 거쳐 지금의 면모를 갖추었는데 겉으로 얼핏 보아도 절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경내보다도 훨씬 더 넓은 야외 시설들이 절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국립 수목원은 정기 휴일 국립수목원으로 가는 길은 봉선사천을 따라 이어진 도로 옆으로 난 데크 길이다. 그 길 옆으로 여러가지 테마로 조성된 공원이 있으나 모두 문이 잠겨 있었다. 나는 비가 와서 그런 줄 알았는데 정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월요일 정기 휴일임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옛날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 번 다녀오고 몇 해 전 어린이날 예약을 하지 않아 입장을 못하고 오늘 세 번째 방문한 국립 수목원은 정기 휴일이라서 들어갈 수 없다. 그냥 계곡을 따라서 탐방로 한 구간이 끝나는 직동교까지 걸었다. 사람들이 산책삼아 수시로 왕래한다. 직동교 있는 곳에는 공동 화장실이 있고 주차장과 음식점 등이 있는 동네다. 그 사이 비가 그쳤다. 벤치에 앉아 도시락과 떡으로 점심을 먹었다. 광릉(光陵)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 직동리에서 버스를 타고 나갈 수도 있지만 기왕 나선 걸음이니 그냥 걷기로 했다. 비는 이슬비가 내리다 말다 하기에 굳이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길 건너 세조의 능이 있는 광릉에 들렀다. 세종대왕의 둘 째 아들로 태어나 왕이 될 수 없는 신분이었으나, 형 문종이 일찍 죽고 단종이 왕위를 물려받게 되니 혈기왕성한 수양대군으로서 은근히 왕이 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으리라. 1417년에 태어나 38세인 1455년 왕위에 오르고 51세인 1468년 사망할 때까지 고작 13년간 왕위에 있으면서 사육신을 비롯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는가? 물론 공도 있겠지만 지나간 역사를 두고 보면 참 허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실 이런 비슷한 일들은 그 뒤로도 끊임없이 발생했다. 권력에 눈이 멀어 폭력적으로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일은 역사적으로 최근에 있었던 전두환의 12.12 쿠데타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이 거론된다. 광릉수목원에서 국립수목원으로 1911년 일제는 이 광릉 일대의 수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을 임업을 연구하는 학술림과 학술보호림으로 지정하고 보존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2010년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휴일이라서 문이 닫혀 있기에 또 다시 헛걸음을 한 셈이지만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국립 수목원에 접근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조만간 다시 찾아가 광릉요강꽃과 광릉골무꽃 그리고 여름에는 뻐꾹나리 등 희귀 야생화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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