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만장봉 낭만 릿지길

얼떨결에 북한산 원효봉에서 상수 형님을 만나 바위에 오른 지 벌써 세 달쯤 되는가 보다. 그동안 북한산의 원효-염초-백운 릿지길을 두 번 다녀왔고, 거기에 이어서 만경-용암 릿지도 걸었다. 관악산 8봉길과 도봉산 냉골릿지 그리고 얼마 전에는 도봉산 오봉에 올라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8자 매듭을 매는 손길이 서출지만 돼지코(하강기)며 등강기, 카라비너 등 간단한 장비 이름도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짜릿함과 아찔함 사이에 존재하는 그 조그만 틈을 안전하게 오가며 바위길을 오르내린다. “암벽보다 릿지가 더 위험해요. 왜냐면, 암벽 등반은 일반적으로 퀵드로 등을 이용하여 늘 안전을 확보하고 오르기 때문에 떨어져도 그 낙하 거리가 짧지만, 릿지 산행은 대부분 그런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않은 채 단지 등반자의 실력과 조심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칫 목숨을 잃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거야.” 산행을 할 때마다 상수 형님은 늘 안전을 강조하신다. 봄의 교향곡 도봉산의 주봉(主峯) 중에서도 가운데 우뚝 솟은 만장봉(萬丈峯)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 포대능선에 오르고 와이자 계곡을 지나가면서 우람하게 서 있는 선자만(선인봉, 자운봉, 만장봉) 바라보면서 늘 똑 같은 풍경사진을 찍으며 ‘멋지다, 아름답다’ 라고 감탄사만 질질 흘려 놓을 뿐 정작 그 봉우리에 오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가끔 선인봉에 매달려 있는 개미들을 보면서 또는 갑자기 머리 위에서 붕붕거리는 헬기를 보면서 ‘저런 바위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긴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은 나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겼었다. 그러다가 엊그제 카톡으로 공지가 올라왔다. “도봉산 만장봉 낭만 릿지길 갈 사람 손 드세요.” ‘아니 나 같은 초보자도 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카톡방이 조용하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쉬운 코스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더구나 길 이름도 ‘낭만 릿지 길’이라고 되어 있지 않은가. 인터넷 카페에는 이 길을 오르면서 전면에 펼쳐지는 뷰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였다. 도봉산 역에서 내려 만월암으로 가는 산길은 이미 녹음이 짙게 덮여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주변 시야가 뻥 뚫려 있었는데 그 한 달 사이에 산의 풍경은 완전히 변모하였다. 그렇지만 이렇게 풍경이 변해도 이미 수십년 동안 자연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은 그 변화를 쉽게 느끼지 못한다. 스스로 자연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고 우리는 그저 변화하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하루를 살고 한 달을 살고 또 일 년을 그렇게 보낸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은 나무에 단단한 나무테를 남기지만 우리는 그것마저 느끼지 못한 채 세월의 파도에 휩쓸려 40이 되고 50이 된다. 숲 속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이 갖은 음색(音色)으로 지저귄다. 짝을 부르는 교교한 소리와 둥지를 떠나는 새끼들을 부르는 어미 새의 소리와 썩은 나무를 쪼아 벌레를 잡아먹는 딱따구리 소리. 자연의 섭리로 햇볕이 따뜻해 지고 먹을 것이 풍부해 지니 이 계절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그저 살기 좋은 호시절이다. 만월암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작은 골짜기를 건너는데 바위에 웃통을 벗고 앉아 있던 게으른 산객이 “여기는 등산로가 아니에요.”하고 돌아가라고 한다. “바위 타러 가요.”하고 말하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능선의 안부(鞍部)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일찍 도착한 이십 여명의 바위꾼들이 왁자지껄 소란스럽게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이 사람들을 보내고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다며 상수 형님은 ‘공룡을 타러 갈까?’하고 우리 의중을 물어 보신다. 공룡 릿지길이 가까이 있는 모양이지만 술람미 님은 만장봉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또 보고 싶다며 기다렸다가 오르자고 한다. 내게는 아직 어느 코스도 생소한 지라 잠자코 있었다. 낭만 릿지길 그 단체 산악회원들이 자리를 뜨고 우리도 천천히 장비를 착용하였다. 간식도 먹고 물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들이 많이 올라갔을 것으로 짐작되는 시점에 천천히 바위를 오른다. 1피치는 조금 조심하면서 오르니 그리 어렵지 않았다. 2피치를 오를 때 선등을 하던 상수 형님의 발이 심상치 않다. 평소에는 가볍게 올라가서 자일을 내려 주시는데 오늘은 그리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자꾸 머뭇거리신다. 그러다가 바위 등허리를 올라타려고 몇 번 시도하더니 여의치 않았는지 다시 내려오신다. 우리는 밑에서 올려다보며 마음을 졸이는데 아뿔싸 중간쯤 에서 그만 주르륵 미끄러진다. 그대로 아래까지 떨어지면 아무래도 큰 사고로 이어질 판이었다. 내 입에서 앗 하는 비명이 저절로 나온다. 다행히 상수 형님은 두 발로 버티고 손으로 매달려 추락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 세 개가 상처를 입어 피가 흐른다. “형님, 그런 상태로 가실 수 있겠어요?”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술람미 님이 배낭에서 약과 밴드를 꺼내 대략 상처를 처치하였다. 형님은 원래 암벽화를 신고 바위에 오를 요량으로 집에서 나올 때 신고 온 트레킹화로 바위를 오르다 보니 신발이 바위에 전혀 붙지 않아서 그렇다며 암벽화를 꺼내 신으신다. 우리도 모두 따라서 암벽화로 바꿔 신었다. 그리고 다시 진행한다. 바위에 오르려면 발로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가락으로 홀드를 잡고 당겨야 할 때도 많이 있다. 그러니까 바위를 타는 것은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해야 하는데 손가락을 다쳤으니 분명 거동이 쉽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상수 형님은 먼저 오르고 우리에게 자일을 내리고 안전을 확보해 주신다. 2피치 마지막 부분은 아주 애매한 구간이다. 좁은 침니를 따라 올라가는데 그 끝은 너무 좁아서 배낭을 맨 채로는 지나갈 수 없다. 배낭을 벗어 줄에 매달아 끌어 올린 다음 맨몸으로 지나가는데도 버겁기만 하다. “내가 옛날에는…..” 상수 형님은 전에는 배낭을 맨 채 이 곳을 지나갔다고 자랑하신다. 손가락 통증이 조금 가라앉은 모양이다. 2피치를 마치고 나니 1시가 넘었다. 우리는 소나무에 안전 로프를 설치하고 확보줄(탯줄)을 건 채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건너편 바위에는 아까부터 동료를 부르는 소리를 내면서 몇 명이 바위를 오르고 있다. “저긴 흰배추나비의 추억 길이예요. 위험해서 우리는 못 가요.” 상수 형님은 8년 전에는 그 길을 올라간 적이 있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고 하신다. 낼 모레면 80인데 아직도 산에 오르는 것 만도 대단한 일이라며 위로하였다. 조금 까다로운 구간도 있지만 그럭저럭 큰 힘을 들이지 않고 3피치를 마치고 마지막 구간을 오르기 위해 테라스 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옆으로는 선인봉의 깎아지르는 바위 절벽이 사선을 그으며 서 있고 발 아래에는 스마일 바위와 그 옆에 늙은 소나무가 어색하게 어우러져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상수 형님은 직벽을 힘도 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중간에 카라비너 두 개를 걸었다. 나도 중간중간에 있는 홀드를 잡고 쉽게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홀드는 젖꼭지처럼 툭 튀어나와 있지만 미끄럽고 발을 디디려는 바위 모서리는 너무 짧아 발끝을 지탱하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카라비너를 붙잡고 발버둥치다가 “텐!”을 외치며 위에서 당기는 힘을 받아 겨우 오를 수 있었다. 그 사이 테라스 반대쪽에서 올라온 세 명의 바위꾼들은 우리보다 경력이 많은 건지 힘이 좋은 건지 성큼성큼 올라온다. 만장봉(萬丈峯 718 m) 정상에서 만장봉 정상은 펑퍼짐한 마당이다. 두 개의 바위가 좁은 벼랑길을 사이에 두고 펼쳐져 있다. 그 좁은 틈 위로 쉽게 건너뛸 수 있다. 위쪽으로는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紫雲峰 740 m)과 신선대(神仙臺 726 m) 등 도봉산의 주 능선이 신비스럽게 늘어 서 있고 서남쪽으로 멀리 우이암과 더 멀리 삼각산이 이어져 있다.

Mountaineering

Seoul,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Apr 27, 2024 9:25 AM
duration : 9h 49m 59s
distance : 7.5 km
total_ascent : 573 m
highest_point : 730 m
avg_speed : 1.2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얼떨결에 북한산 원효봉에서 상수 형님을 만나 바위에 오른 지 벌써 세 달쯤 되는가 보다. 그동안 북한산의 원효-염초-백운 릿지길을 두 번 다녀왔고, 거기에 이어서 만경-용암 릿지도 걸었다. 관악산 8봉길과 도봉산 냉골릿지 그리고 얼마 전에는 도봉산 오봉에 올라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8자 매듭을 매는 손길이 서출지만 돼지코(하강기)며 등강기, 카라비너 등 간단한 장비 이름도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짜릿함과 아찔함 사이에 존재하는 그 조그만 틈을 안전하게 오가며 바위길을 오르내린다. “암벽보다 릿지가 더 위험해요. 왜냐면, 암벽 등반은 일반적으로 퀵드로 등을 이용하여 늘 안전을 확보하고 오르기 때문에 떨어져도 그 낙하 거리가 짧지만, 릿지 산행은 대부분 그런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않은 채 단지 등반자의 실력과 조심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칫 목숨을 잃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거야.” 산행을 할 때마다 상수 형님은 늘 안전을 강조하신다. 봄의 교향곡 도봉산의 주봉(主峯) 중에서도 가운데 우뚝 솟은 만장봉(萬丈峯)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 포대능선에 오르고 와이자 계곡을 지나가면서 우람하게 서 있는 선자만(선인봉, 자운봉, 만장봉) 바라보면서 늘 똑 같은 풍경사진을 찍으며 ‘멋지다, 아름답다’ 라고 감탄사만 질질 흘려 놓을 뿐 정작 그 봉우리에 오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가끔 선인봉에 매달려 있는 개미들을 보면서 또는 갑자기 머리 위에서 붕붕거리는 헬기를 보면서 ‘저런 바위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긴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은 나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겼었다. 그러다가 엊그제 카톡으로 공지가 올라왔다. “도봉산 만장봉 낭만 릿지길 갈 사람 손 드세요.” ‘아니 나 같은 초보자도 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카톡방이 조용하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쉬운 코스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더구나 길 이름도 ‘낭만 릿지 길’이라고 되어 있지 않은가. 인터넷 카페에는 이 길을 오르면서 전면에 펼쳐지는 뷰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였다. 도봉산 역에서 내려 만월암으로 가는 산길은 이미 녹음이 짙게 덮여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주변 시야가 뻥 뚫려 있었는데 그 한 달 사이에 산의 풍경은 완전히 변모하였다. 그렇지만 이렇게 풍경이 변해도 이미 수십년 동안 자연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은 그 변화를 쉽게 느끼지 못한다. 스스로 자연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고 우리는 그저 변화하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하루를 살고 한 달을 살고 또 일 년을 그렇게 보낸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은 나무에 단단한 나무테를 남기지만 우리는 그것마저 느끼지 못한 채 세월의 파도에 휩쓸려 40이 되고 50이 된다. 숲 속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이 갖은 음색(音色)으로 지저귄다. 짝을 부르는 교교한 소리와 둥지를 떠나는 새끼들을 부르는 어미 새의 소리와 썩은 나무를 쪼아 벌레를 잡아먹는 딱따구리 소리. 자연의 섭리로 햇볕이 따뜻해 지고 먹을 것이 풍부해 지니 이 계절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그저 살기 좋은 호시절이다. 만월암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작은 골짜기를 건너는데 바위에 웃통을 벗고 앉아 있던 게으른 산객이 “여기는 등산로가 아니에요.”하고 돌아가라고 한다. “바위 타러 가요.”하고 말하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능선의 안부(鞍部)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일찍 도착한 이십 여명의 바위꾼들이 왁자지껄 소란스럽게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이 사람들을 보내고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다며 상수 형님은 ‘공룡을 타러 갈까?’하고 우리 의중을 물어 보신다. 공룡 릿지길이 가까이 있는 모양이지만 술람미 님은 만장봉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또 보고 싶다며 기다렸다가 오르자고 한다. 내게는 아직 어느 코스도 생소한 지라 잠자코 있었다. 낭만 릿지길 그 단체 산악회원들이 자리를 뜨고 우리도 천천히 장비를 착용하였다. 간식도 먹고 물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들이 많이 올라갔을 것으로 짐작되는 시점에 천천히 바위를 오른다. 1피치는 조금 조심하면서 오르니 그리 어렵지 않았다. 2피치를 오를 때 선등을 하던 상수 형님의 발이 심상치 않다. 평소에는 가볍게 올라가서 자일을 내려 주시는데 오늘은 그리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자꾸 머뭇거리신다. 그러다가 바위 등허리를 올라타려고 몇 번 시도하더니 여의치 않았는지 다시 내려오신다. 우리는 밑에서 올려다보며 마음을 졸이는데 아뿔싸 중간쯤 에서 그만 주르륵 미끄러진다. 그대로 아래까지 떨어지면 아무래도 큰 사고로 이어질 판이었다. 내 입에서 앗 하는 비명이 저절로 나온다. 다행히 상수 형님은 두 발로 버티고 손으로 매달려 추락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 세 개가 상처를 입어 피가 흐른다. “형님, 그런 상태로 가실 수 있겠어요?”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술람미 님이 배낭에서 약과 밴드를 꺼내 대략 상처를 처치하였다. 형님은 원래 암벽화를 신고 바위에 오를 요량으로 집에서 나올 때 신고 온 트레킹화로 바위를 오르다 보니 신발이 바위에 전혀 붙지 않아서 그렇다며 암벽화를 꺼내 신으신다. 우리도 모두 따라서 암벽화로 바꿔 신었다. 그리고 다시 진행한다. 바위에 오르려면 발로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가락으로 홀드를 잡고 당겨야 할 때도 많이 있다. 그러니까 바위를 타는 것은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해야 하는데 손가락을 다쳤으니 분명 거동이 쉽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상수 형님은 먼저 오르고 우리에게 자일을 내리고 안전을 확보해 주신다. 2피치 마지막 부분은 아주 애매한 구간이다. 좁은 침니를 따라 올라가는데 그 끝은 너무 좁아서 배낭을 맨 채로는 지나갈 수 없다. 배낭을 벗어 줄에 매달아 끌어 올린 다음 맨몸으로 지나가는데도 버겁기만 하다. “내가 옛날에는…..” 상수 형님은 전에는 배낭을 맨 채 이 곳을 지나갔다고 자랑하신다. 손가락 통증이 조금 가라앉은 모양이다. 2피치를 마치고 나니 1시가 넘었다. 우리는 소나무에 안전 로프를 설치하고 확보줄(탯줄)을 건 채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건너편 바위에는 아까부터 동료를 부르는 소리를 내면서 몇 명이 바위를 오르고 있다. “저긴 흰배추나비의 추억 길이예요. 위험해서 우리는 못 가요.” 상수 형님은 8년 전에는 그 길을 올라간 적이 있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고 하신다. 낼 모레면 80인데 아직도 산에 오르는 것 만도 대단한 일이라며 위로하였다. 조금 까다로운 구간도 있지만 그럭저럭 큰 힘을 들이지 않고 3피치를 마치고 마지막 구간을 오르기 위해 테라스 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옆으로는 선인봉의 깎아지르는 바위 절벽이 사선을 그으며 서 있고 발 아래에는 스마일 바위와 그 옆에 늙은 소나무가 어색하게 어우러져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상수 형님은 직벽을 힘도 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중간에 카라비너 두 개를 걸었다. 나도 중간중간에 있는 홀드를 잡고 쉽게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홀드는 젖꼭지처럼 툭 튀어나와 있지만 미끄럽고 발을 디디려는 바위 모서리는 너무 짧아 발끝을 지탱하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카라비너를 붙잡고 발버둥치다가 “텐!”을 외치며 위에서 당기는 힘을 받아 겨우 오를 수 있었다. 그 사이 테라스 반대쪽에서 올라온 세 명의 바위꾼들은 우리보다 경력이 많은 건지 힘이 좋은 건지 성큼성큼 올라온다. 만장봉(萬丈峯 718 m) 정상에서 만장봉 정상은 펑퍼짐한 마당이다. 두 개의 바위가 좁은 벼랑길을 사이에 두고 펼쳐져 있다. 그 좁은 틈 위로 쉽게 건너뛸 수 있다. 위쪽으로는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紫雲峰 740 m)과 신선대(神仙臺 726 m) 등 도봉산의 주 능선이 신비스럽게 늘어 서 있고 서남쪽으로 멀리 우이암과 더 멀리 삼각산이 이어져 있다.
Info
Name
 
About Me
Media Contents
  •  
  • -
  •  
  • -
  •  
  • -
  •  
  • -
Most Frequent Activity
1.
-
2.
-
3.
-
Widget
Copy the widget source code below and paste into your blog template.
 
( / )
  No more trips to show
 
No more trips to show
bethewise's Collections
 
Sorry, the collection could not be found.
Bookmarked Collections
 
Sorry, the collection could not be found.
 
(0)
  There is no data
Blocked Users(0)
  There is no data
Ramblr passports
  Share

  Grab the URL link to the passport.

0 like(s)
 
(0 / 0)
Badges (0)
These are the badges you have acquired. Click to see the details.
     
     
    These are the badges you have acquired. Click to see the details.
    Badges acquired
      Full Screen
     
      Google Map
      Naver Map
    Statistics
    • Total
      Trips
      -
    • Total
      Distance
      -
    • Total
      Duration
      -
    • Highest
      Point
      -
    • Total
      Ascent
      -
    • Average
      Speed
      -
    Most Frequent Activity
    Click on the stat type above to see its graph.
    ( Lifetime : )
  • First Certification Date :
  •  
    Following
      Follow
    Unfollow
  • 0
     
    There is no badge.
  • Draft
    Private
    Secret
     
    -
      Edit
      Delete
    Are you sure you want to delete this trip?
    YES, delete
    NO, cancel
    Add to Collection
     
     
    Create a Collection Edit Collection
     
    Name
     
    Description
     
    Visibility Setting
     
    Trip Sorting by
     
    Cover Pi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