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막장봉 장성봉 탐방

어제 북한산 산행을 마치고 제법 느지막이 귀가하였기에 과연 오늘 새벽 바람에 산행 준비를 마치고 나올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으나 새벽 5시에 차를 타고 온 친구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활기가 묻어 있었다. 대단하다. 열환이는 어제 백운대에 오르다가 미끄러져 허리에 통증이 있다고 했는데 진통제를 먹고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나았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만큼은 살살 살피면서 다니자고 굳은 맹세를 하고 새벽길을 나섰다. 오늘 가는 산은 이름도 낯선 막장봉(幕場峰 887 미터)이다. 속리산 권에 들어 있지만 속리산 주봉에서는 거리가 상당히 먼 곳에 있다. 백두대간에 걸쳐 있는 장성봉(長城峰)으로 이어진 산길을 걸을 참이다. 제수리재에 있는 안내판에는 막장봉을 거쳐 장성봉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된다고 적혀 있다. 7시에 제수리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왕복 6시간을 잡으면 오후 1시쯤이면 하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따라 희석이가 산행 시간에 까칠하게 신경을 쓴다. 여성봉(女性峰)을 닮은 조망 바위에서 일출을 맞이하다. 제수리재에 7시에 도착하니 아직 날이 어둑어둑하다. 서쪽에는 반달이 아직 하늘에 떠 있다. 낙엽이 쌓인 흙 길을 따라 500여 미터 오르니 능선이 나타난다. 막장봉으로 가는 길은 왼쪽으로 화살표 표시가 되어 있는데 나는 오른쪽에 있는 작은 봉우리로 향했다.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해돋이 쇼에 늦지 않으려 걸음을 재촉하니 봉우리 끝에 작은 조망처가 나타난다. 그 바위에서 오늘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해돋이를 맞이하였다. 곰넘이봉 왼편 버리미기재 위로 붉은 햇살이 강하게 뿜어져 올라온다. 그 햇빛을 받아 뒤쪽 남군자산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오른쪽 대야산과 멀리 속리산은 희색 빛 실루엣으로 빛난다. 산에서 맞이하는 새벽 풍경은 오늘 산행의 전주곡처럼 아름답게 울린다. 막장봉은 주변에 이름있는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서쪽으로는 남군자산과 군자산이 길게 이어져 있고 남서쪽에는 대야산과 멀리 속리산 그리고 백악산 산줄기가 펼쳐져 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시야는 거칠 것 없이 내닫는다. 일출 보는 것을 마다하고 앞서 간 희석이는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지고 뒤에 남은 우리 세 사람은 능선길에 자라는 멋진 소나무와 기묘하게 생긴 바위 모습에 연신 감탄사를 자아내며 주변 풍광을 감상한다. 우리가 밟고 지나가는 이 바위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이 바위들은 얼마나 오래된 것일까? 또 앞으로 얼마나 오래 이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까? 과거에도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이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 같은 바위길을 우리는 아주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가는 것일 터이다. 과학적으로는 기원전 9천7백만년 전에서 5천 7백만년 전(중생대 백악기~신생대 제3기)에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불국사 조산운동으로 생겨난 변성 화강암이라고 한다. 내 짧은 셈법으로는 9,700 년이라고 하는 숫자만 생각해도 머리가 어지러운데 실제로 판게아 이론에 따르면 우리 한반도는 그보다 훨씬 더 이른 20억년 전에 남반구의 최하위 위도와 적도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태양계의 나이가 45억년이라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우리 지구는 태어나자 마자 변하기 시작하여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처럼 화산이나 조산운동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바위는 비바람에 깎여 낮아지고 물에 씻긴 돌과 흙은 강을 거쳐 바다에 내려 앉는다. 산도 바위도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고 늙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 적어도 과거의 역사를 보면 바다나 호수에 쌓은 흙은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돌로 변하고 서서히 융기하여 높은 산이 되고 그 산은 비바람에 쓸려 다시 흙이 되고 모래가 된다. 이것이 자연의 순환이다. 우리 인간은 그 자연의 순환 속에서 아주 짧은 순간 머물다 가는 흙먼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천지바위(의자바위) 누군가 천지바위라고 이름 지었는지 모르지만 그보다는 의자바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멋진 바위를 지난다. 또 바위가 갈라진 틈이 더욱 벌어져서 그 틈으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미로바위는 신기하기만 하다. 가느다란 바위 기둥이 거대한 바위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도 우리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기기묘묘한 바위의 형상은 바위의 약한 부분이 비바람에 깎여 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은 하지만 그 길고 긴 세월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조물주의 자연에 대한 안배가 놀랍기만 하다. 막장봉 (幕場峰 887 미터) 날이 완전히 밝아 햇볕이 많아지면서 기온도 차츰 올라가지만 바람이 불어 몸은 쉽게 더워지지 않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엊그제 내린 눈이 쌓여 있다. 제수리재를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막장봉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 유일한 특이한 이름이다. 막장은 원래 탄광의 갱도 끝부분을 일컫는 말로서 버팀목을 설치하지도 않아 자칫 무너지기 십상이고 산소도 부족하여 작업하기도 힘든 구간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선뜻 막장에 들어서기를 꺼리게 되지만 그만큼 보수도 많으니 이래저래 살기 힘든 가난한 광부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막장까지 기어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단어가 막장 인생이다. 이 막장봉의 유래는 쌍계 계곡에서 이 봉우리에 이르는 시묘살이 계곡의 모습이 좁고 길어서 마치 탄광의 갱도와 같이 생겼으니 그 계곡의 끝에 있는 봉우리를 갱도의 막장으로 비유해서 부른 것이라고 한다. 계곡이 시작되는 안부에서 막장봉 정상에 이르는 가파른 산길은 정말 막장에 이르는 것처럼 위험하고 힘든 구간이겠으나 지금은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아서 아주 편안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장성봉(長城峰) 막장봉에서 내려와 안부에 설치한 쉼터를 지나 장성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희석이를 만났다. 장성봉까지 아직 1 km나 남아 있는데 마음이 급한 희석이는 벌써 장성봉 정상을 찍고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별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기에 우리는 햇볕이 드는 양지에 자리를 잡고 각자 싸온 음식을 내어 놓았다. 희석이는 열환이에게서 자동차 열쇠를 넘겨 받았다. 먼저 차에 가서 쉬다가 우리가 쌍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그곳으로 차를 끌고 오겠다고 하였다. 평소에는 그리 빠르지 않은 희석이가 오늘따라 걸음이 빠르다며 우리는 그의 등력이 높아진 것 같다고 칭찬하였다. 백두대간에 걸쳐 있는 장성봉에 이르는 길은 편안한 흙길이다. 길에는 큰 소나무가 멋들어지게 자라고 있다. 길 양쪽은 가파른 비탈이라서 산길은 마치 좁은 회랑을 지나가는 것 같다. 장성봉에서 가까이 마주 보이는 희양산까지는 상당히 멀다. 그 길이 마치 성벽처럼 이어져 있는 모습이라서 그 끝에 있는 봉우리 이름을 장성봉이라 지은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나는 장성봉에서 버리미기재 방향으로 조금 내려간 곳에 있는 조망처에서 희양산 방향으로 멋진 풍광을 보고 다시 되돌아 왔다. 백두대간 길이지만 막장봉 갈림길에서 희양산 방향은 출입금지 구간이다. 낮시간이 되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장성봉에 오른다. 그들은 대부분 우리처럼 제수리재에서 올라왔다가 원점회귀하지만 어떤 이는 버리미기재에서 올라와 비탐구간을 탐색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다. 희양산 방향으로 눈 위에 발자국이 조금 남아 있다. 절말 방향으로 계곡길 하산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음지다 보니 엊그제 내린 눈과 낙엽으로 매우 미끄럽다. 나뭇가지나 잡으면서 조심하며 내려간다. 이 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듯 여기저기 흩어진 발자국 따라 길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방향을 잡고 작은 흔적을 따라서 얼마간 내려가니 길이 평탄해지고 뚜렷해 진다. 산에는 아름드리 신갈나무와 속이 비어 있는 서어나무 등 오래된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어른 팔뚝만큼이나 굵은 다래 덩굴이 어른 몸통보다도 더 굵은 신갈나무를 타고 올라가 이미 윗부분을 점령해버린 모습도 눈에 띈다. 원시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이지만 도시 생활에 안주해 있는 우리의 눈에는 꽤 낯설게 보인다. 그저 조용하기만 할 것 같은 숲 속에서도 아프리카 초원에서나 볼 수 있는 맹수들의 싸움처럼 치열한 나무들의 전쟁 상황인 것이다. 신갈나무는 굵고 높지만 다래 덩굴이 한 여름 내내 잎을 무성하게 피워

Hiking/Backpacking

Goesan-gun, Chungcheongbuk-do,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Dec 3, 2023 7:00 AM
duration : 8h 2m 18s
distance : 11.1 km
total_ascent : 765 m
highest_point : 948 m
avg_speed : 1.8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어제 북한산 산행을 마치고 제법 느지막이 귀가하였기에 과연 오늘 새벽 바람에 산행 준비를 마치고 나올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으나 새벽 5시에 차를 타고 온 친구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활기가 묻어 있었다. 대단하다. 열환이는 어제 백운대에 오르다가 미끄러져 허리에 통증이 있다고 했는데 진통제를 먹고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나았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만큼은 살살 살피면서 다니자고 굳은 맹세를 하고 새벽길을 나섰다. 오늘 가는 산은 이름도 낯선 막장봉(幕場峰 887 미터)이다. 속리산 권에 들어 있지만 속리산 주봉에서는 거리가 상당히 먼 곳에 있다. 백두대간에 걸쳐 있는 장성봉(長城峰)으로 이어진 산길을 걸을 참이다. 제수리재에 있는 안내판에는 막장봉을 거쳐 장성봉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된다고 적혀 있다. 7시에 제수리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왕복 6시간을 잡으면 오후 1시쯤이면 하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따라 희석이가 산행 시간에 까칠하게 신경을 쓴다. 여성봉(女性峰)을 닮은 조망 바위에서 일출을 맞이하다. 제수리재에 7시에 도착하니 아직 날이 어둑어둑하다. 서쪽에는 반달이 아직 하늘에 떠 있다. 낙엽이 쌓인 흙 길을 따라 500여 미터 오르니 능선이 나타난다. 막장봉으로 가는 길은 왼쪽으로 화살표 표시가 되어 있는데 나는 오른쪽에 있는 작은 봉우리로 향했다.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해돋이 쇼에 늦지 않으려 걸음을 재촉하니 봉우리 끝에 작은 조망처가 나타난다. 그 바위에서 오늘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해돋이를 맞이하였다. 곰넘이봉 왼편 버리미기재 위로 붉은 햇살이 강하게 뿜어져 올라온다. 그 햇빛을 받아 뒤쪽 남군자산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오른쪽 대야산과 멀리 속리산은 희색 빛 실루엣으로 빛난다. 산에서 맞이하는 새벽 풍경은 오늘 산행의 전주곡처럼 아름답게 울린다. 막장봉은 주변에 이름있는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서쪽으로는 남군자산과 군자산이 길게 이어져 있고 남서쪽에는 대야산과 멀리 속리산 그리고 백악산 산줄기가 펼쳐져 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시야는 거칠 것 없이 내닫는다. 일출 보는 것을 마다하고 앞서 간 희석이는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지고 뒤에 남은 우리 세 사람은 능선길에 자라는 멋진 소나무와 기묘하게 생긴 바위 모습에 연신 감탄사를 자아내며 주변 풍광을 감상한다. 우리가 밟고 지나가는 이 바위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이 바위들은 얼마나 오래된 것일까? 또 앞으로 얼마나 오래 이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까? 과거에도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이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 같은 바위길을 우리는 아주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가는 것일 터이다. 과학적으로는 기원전 9천7백만년 전에서 5천 7백만년 전(중생대 백악기~신생대 제3기)에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불국사 조산운동으로 생겨난 변성 화강암이라고 한다. 내 짧은 셈법으로는 9,700 년이라고 하는 숫자만 생각해도 머리가 어지러운데 실제로 판게아 이론에 따르면 우리 한반도는 그보다 훨씬 더 이른 20억년 전에 남반구의 최하위 위도와 적도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태양계의 나이가 45억년이라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우리 지구는 태어나자 마자 변하기 시작하여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처럼 화산이나 조산운동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바위는 비바람에 깎여 낮아지고 물에 씻긴 돌과 흙은 강을 거쳐 바다에 내려 앉는다. 산도 바위도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고 늙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 적어도 과거의 역사를 보면 바다나 호수에 쌓은 흙은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돌로 변하고 서서히 융기하여 높은 산이 되고 그 산은 비바람에 쓸려 다시 흙이 되고 모래가 된다. 이것이 자연의 순환이다. 우리 인간은 그 자연의 순환 속에서 아주 짧은 순간 머물다 가는 흙먼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천지바위(의자바위) 누군가 천지바위라고 이름 지었는지 모르지만 그보다는 의자바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멋진 바위를 지난다. 또 바위가 갈라진 틈이 더욱 벌어져서 그 틈으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미로바위는 신기하기만 하다. 가느다란 바위 기둥이 거대한 바위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도 우리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기기묘묘한 바위의 형상은 바위의 약한 부분이 비바람에 깎여 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은 하지만 그 길고 긴 세월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조물주의 자연에 대한 안배가 놀랍기만 하다. 막장봉 (幕場峰 887 미터) 날이 완전히 밝아 햇볕이 많아지면서 기온도 차츰 올라가지만 바람이 불어 몸은 쉽게 더워지지 않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엊그제 내린 눈이 쌓여 있다. 제수리재를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막장봉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 유일한 특이한 이름이다. 막장은 원래 탄광의 갱도 끝부분을 일컫는 말로서 버팀목을 설치하지도 않아 자칫 무너지기 십상이고 산소도 부족하여 작업하기도 힘든 구간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선뜻 막장에 들어서기를 꺼리게 되지만 그만큼 보수도 많으니 이래저래 살기 힘든 가난한 광부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막장까지 기어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단어가 막장 인생이다. 이 막장봉의 유래는 쌍계 계곡에서 이 봉우리에 이르는 시묘살이 계곡의 모습이 좁고 길어서 마치 탄광의 갱도와 같이 생겼으니 그 계곡의 끝에 있는 봉우리를 갱도의 막장으로 비유해서 부른 것이라고 한다. 계곡이 시작되는 안부에서 막장봉 정상에 이르는 가파른 산길은 정말 막장에 이르는 것처럼 위험하고 힘든 구간이겠으나 지금은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아서 아주 편안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장성봉(長城峰) 막장봉에서 내려와 안부에 설치한 쉼터를 지나 장성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희석이를 만났다. 장성봉까지 아직 1 km나 남아 있는데 마음이 급한 희석이는 벌써 장성봉 정상을 찍고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별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기에 우리는 햇볕이 드는 양지에 자리를 잡고 각자 싸온 음식을 내어 놓았다. 희석이는 열환이에게서 자동차 열쇠를 넘겨 받았다. 먼저 차에 가서 쉬다가 우리가 쌍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그곳으로 차를 끌고 오겠다고 하였다. 평소에는 그리 빠르지 않은 희석이가 오늘따라 걸음이 빠르다며 우리는 그의 등력이 높아진 것 같다고 칭찬하였다. 백두대간에 걸쳐 있는 장성봉에 이르는 길은 편안한 흙길이다. 길에는 큰 소나무가 멋들어지게 자라고 있다. 길 양쪽은 가파른 비탈이라서 산길은 마치 좁은 회랑을 지나가는 것 같다. 장성봉에서 가까이 마주 보이는 희양산까지는 상당히 멀다. 그 길이 마치 성벽처럼 이어져 있는 모습이라서 그 끝에 있는 봉우리 이름을 장성봉이라 지은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나는 장성봉에서 버리미기재 방향으로 조금 내려간 곳에 있는 조망처에서 희양산 방향으로 멋진 풍광을 보고 다시 되돌아 왔다. 백두대간 길이지만 막장봉 갈림길에서 희양산 방향은 출입금지 구간이다. 낮시간이 되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장성봉에 오른다. 그들은 대부분 우리처럼 제수리재에서 올라왔다가 원점회귀하지만 어떤 이는 버리미기재에서 올라와 비탐구간을 탐색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다. 희양산 방향으로 눈 위에 발자국이 조금 남아 있다. 절말 방향으로 계곡길 하산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음지다 보니 엊그제 내린 눈과 낙엽으로 매우 미끄럽다. 나뭇가지나 잡으면서 조심하며 내려간다. 이 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듯 여기저기 흩어진 발자국 따라 길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방향을 잡고 작은 흔적을 따라서 얼마간 내려가니 길이 평탄해지고 뚜렷해 진다. 산에는 아름드리 신갈나무와 속이 비어 있는 서어나무 등 오래된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어른 팔뚝만큼이나 굵은 다래 덩굴이 어른 몸통보다도 더 굵은 신갈나무를 타고 올라가 이미 윗부분을 점령해버린 모습도 눈에 띈다. 원시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이지만 도시 생활에 안주해 있는 우리의 눈에는 꽤 낯설게 보인다. 그저 조용하기만 할 것 같은 숲 속에서도 아프리카 초원에서나 볼 수 있는 맹수들의 싸움처럼 치열한 나무들의 전쟁 상황인 것이다. 신갈나무는 굵고 높지만 다래 덩굴이 한 여름 내내 잎을 무성하게 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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