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용봉산

2020년 겨울 전 세계를 공포에 밀어 넣었던 코로나 전염병이 2년 반만에 끝나가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마치 인류의 종말이 올 것처럼 암울하면서도 곧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는 희망이 되섞여 있었다. 정부에서 정하여 이끄는대로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도 조심조심 줄타기 하듯 생활해 왔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변종이 생겨나고 백신을 맞으면서 우리의 몸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얼마전 전체 국민의 97% 이상이 면역 항체를 갖게 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실내와 50인 이상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실외 활동에는 제한이 없어졌다. 이제는 긴 터널을 벗어나 그 끝에 불빛이 비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년 이상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듯 각종 행사와 결혼식 그리고 동창회 모임 등 이제는 COVID 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연합 산행을 개최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대전에서 버스 2대 그리고 서울에서 버스 1대가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인 홍성에 있는 용봉산 휴양림에서 만나 일부는 산행을 하고 일부는 가까이 있는 수덕사를 탐방하기로 했다. 28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가면서 처음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방역 수칙을 지키는 듯하더니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 웃고 떠들고 차에서 나눠준 김밥을 먹고 물을 마시더니 어느새 마스크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옛날 코로나 이전의 얼굴들이 활짝 핀 웃음을 웃고 있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대신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회귀한 느낌이 잠시 들었다. 우리는 2년 반의 긴 시간을 뛰어 넘어 다시 2019년으로 돌아와 있었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10시 30분 용봉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30분이나 짧아진 산행 시간을 감안하여 산행 들머리를 용봉 초등학교 대신 자연휴양림으로 정했다. 12시까지 하산해야 한다는 주최측으 안내에 따라 단체 사진을 찍고는 부리나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용봉산(龍鳳山 381 m)는 고도는 낮은 야산이지만 온산이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산타는 재미도 있고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5년 전쯤 장희와 함께 끝에서 끝까지 종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봄날이라 미세먼지가 잔뜩 끼어 있어 조망도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그때 남겨놓았던 휴양림에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또 장희와 함께 걷게 되었다. 가을 문턱을 넘어서는 용봉산의 날씨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따사로운 햇볕이 온 몸을 골고루 데워주고 오르막길 가쁜 숨소리 속에 흠뻑 배어난 땀을 시원하게 불어주는 산들바람이 훔쳐준다. 흔들바위를 지나고 30분만에 최영 장군 활터에 이른다. 최영(1316~1388) 장군 활터 고려 공민왕 때 최고의 장수였으나 쿠데타를 일으킨 이성계 반란군에 의해 희생된 최영 장군이 태어나 자란 곳이 용봉산 아래 홍성군 홍북면이다. 장군이 어려서 훈련할 때 어느날 이 활터에 올라 자신의 애마(愛馬)에게 말했다. “여기서 활을 쏘아 20리를 네가 화살보다 빨리 달리면 네게 큰 상을 베풀 것이다. 그러나 만일 네가 화살보다 늦게 도착하면 나는 너의 목숨을 거둘 것이다. 알겠느냐?” 하고 물으니 애마는 최영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최영 장군이 시위를 길게 당겨 활을 쏘자마자 말은 쏜살같이 달려 단숨에 20리를 날아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화살의 흔적이 없었으니 이미 화살이 날아간 것으로 생각한 최영은 허리춤에서 칼을 빼내어 자신의 애마의 목을 내려쳤다. 그런데 말의 목이 땅에 채 떨어지기도 전에 옆으로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이 쏘았던 화살이 날아가서 조금 떨어진 과녁에 박히는 것이었으니 최영은 자신의 성급함으로 죽어간 애마를 애도하여 정성들여 장사지내주었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식의 이런 이야기는 무슨 일을 할 때는 너무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한 번 더 심사숙고 하라는 교훈을 남겨 놓았다.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11시 20분이다. 어느 산이나 정상 부근은 언제나 북적거린다. 사람들 틈에 끼어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고 지체없이 돌아섰다. 기왕 힘들게 올라 왔으니 내려갈 때는 다른 길을 택하고 싶었다. 작은 산이지만 등산 코스가 다양하게 얽혀 있다. 등산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노적봉을 넘어 악귀봉에서 휴양림쪽으로 하산하였다. 하산길은 짧고 편하다. 12시 10분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대하 축제가 열리는 남당리(南塘里) 산행을 마친 후 천수만에 접해 있는 남달리로 이동하여 수덕사 관광을 하고 돌아온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먹었다. 대하 축제 기간이라 식당들이 대성황을 이룬다. 남당리(南塘里)라는 지명은 조선 영조 때 대학자인 한원진의 호에서 유래하였다. 남당 한원진은 당시 뛰어난 유학자로서 이이, 우암 그리고 수암 권상하의 법통을 이은 기호학파의 거장이었다. 남당 한원진이 낙향하여 이 곳에 살게 되면서 이 고장의 이름이 남당이 사는 곳이란 뜻의 남당리라 부르게 되었다. 축제 기간이라 북적거리는 식당에서 친구들과 큰소리로 떠들고 놀면서 회와 새우 등 가진 생선 요리로 거하게 점심을 먹고 오후 2시 30분 행사를 모두 마쳤다. 코로나에서 반쯤 해방된 2022년 가을 문턱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보낸 즐거운 하루였다.

Hiking/Backpacking

Hongseong-gun, Chungcheongnam-do,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Sep 24, 2022 10:43 AM
duration : 1h 32m 7s
distance : 3.9 km
total_ascent : 327 m
highest_point : 399 m
avg_speed : 2.6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2020년 겨울 전 세계를 공포에 밀어 넣었던 코로나 전염병이 2년 반만에 끝나가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마치 인류의 종말이 올 것처럼 암울하면서도 곧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는 희망이 되섞여 있었다. 정부에서 정하여 이끄는대로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도 조심조심 줄타기 하듯 생활해 왔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변종이 생겨나고 백신을 맞으면서 우리의 몸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얼마전 전체 국민의 97% 이상이 면역 항체를 갖게 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실내와 50인 이상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실외 활동에는 제한이 없어졌다. 이제는 긴 터널을 벗어나 그 끝에 불빛이 비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년 이상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듯 각종 행사와 결혼식 그리고 동창회 모임 등 이제는 COVID 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연합 산행을 개최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대전에서 버스 2대 그리고 서울에서 버스 1대가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인 홍성에 있는 용봉산 휴양림에서 만나 일부는 산행을 하고 일부는 가까이 있는 수덕사를 탐방하기로 했다. 28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가면서 처음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방역 수칙을 지키는 듯하더니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 웃고 떠들고 차에서 나눠준 김밥을 먹고 물을 마시더니 어느새 마스크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옛날 코로나 이전의 얼굴들이 활짝 핀 웃음을 웃고 있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대신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회귀한 느낌이 잠시 들었다. 우리는 2년 반의 긴 시간을 뛰어 넘어 다시 2019년으로 돌아와 있었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10시 30분 용봉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30분이나 짧아진 산행 시간을 감안하여 산행 들머리를 용봉 초등학교 대신 자연휴양림으로 정했다. 12시까지 하산해야 한다는 주최측으 안내에 따라 단체 사진을 찍고는 부리나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용봉산(龍鳳山 381 m)는 고도는 낮은 야산이지만 온산이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산타는 재미도 있고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5년 전쯤 장희와 함께 끝에서 끝까지 종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봄날이라 미세먼지가 잔뜩 끼어 있어 조망도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그때 남겨놓았던 휴양림에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또 장희와 함께 걷게 되었다. 가을 문턱을 넘어서는 용봉산의 날씨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따사로운 햇볕이 온 몸을 골고루 데워주고 오르막길 가쁜 숨소리 속에 흠뻑 배어난 땀을 시원하게 불어주는 산들바람이 훔쳐준다. 흔들바위를 지나고 30분만에 최영 장군 활터에 이른다. 최영(1316~1388) 장군 활터 고려 공민왕 때 최고의 장수였으나 쿠데타를 일으킨 이성계 반란군에 의해 희생된 최영 장군이 태어나 자란 곳이 용봉산 아래 홍성군 홍북면이다. 장군이 어려서 훈련할 때 어느날 이 활터에 올라 자신의 애마(愛馬)에게 말했다. “여기서 활을 쏘아 20리를 네가 화살보다 빨리 달리면 네게 큰 상을 베풀 것이다. 그러나 만일 네가 화살보다 늦게 도착하면 나는 너의 목숨을 거둘 것이다. 알겠느냐?” 하고 물으니 애마는 최영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최영 장군이 시위를 길게 당겨 활을 쏘자마자 말은 쏜살같이 달려 단숨에 20리를 날아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화살의 흔적이 없었으니 이미 화살이 날아간 것으로 생각한 최영은 허리춤에서 칼을 빼내어 자신의 애마의 목을 내려쳤다. 그런데 말의 목이 땅에 채 떨어지기도 전에 옆으로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이 쏘았던 화살이 날아가서 조금 떨어진 과녁에 박히는 것이었으니 최영은 자신의 성급함으로 죽어간 애마를 애도하여 정성들여 장사지내주었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식의 이런 이야기는 무슨 일을 할 때는 너무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한 번 더 심사숙고 하라는 교훈을 남겨 놓았다.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11시 20분이다. 어느 산이나 정상 부근은 언제나 북적거린다. 사람들 틈에 끼어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고 지체없이 돌아섰다. 기왕 힘들게 올라 왔으니 내려갈 때는 다른 길을 택하고 싶었다. 작은 산이지만 등산 코스가 다양하게 얽혀 있다. 등산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노적봉을 넘어 악귀봉에서 휴양림쪽으로 하산하였다. 하산길은 짧고 편하다. 12시 10분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대하 축제가 열리는 남당리(南塘里) 산행을 마친 후 천수만에 접해 있는 남달리로 이동하여 수덕사 관광을 하고 돌아온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먹었다. 대하 축제 기간이라 식당들이 대성황을 이룬다. 남당리(南塘里)라는 지명은 조선 영조 때 대학자인 한원진의 호에서 유래하였다. 남당 한원진은 당시 뛰어난 유학자로서 이이, 우암 그리고 수암 권상하의 법통을 이은 기호학파의 거장이었다. 남당 한원진이 낙향하여 이 곳에 살게 되면서 이 고장의 이름이 남당이 사는 곳이란 뜻의 남당리라 부르게 되었다. 축제 기간이라 북적거리는 식당에서 친구들과 큰소리로 떠들고 놀면서 회와 새우 등 가진 생선 요리로 거하게 점심을 먹고 오후 2시 30분 행사를 모두 마쳤다. 코로나에서 반쯤 해방된 2022년 가을 문턱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보낸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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