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침석봉: 절대 절대 비추천

--------------------—————- [산행 누적] 275번째/ 올해: 39번째 ------–------------------—---- 이 코스를 잘 아시는 분, 능숙한 분, 그르렁 대는 멧돼지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분이 아니라면, 이 코스는 절대 절대 혼자 산행하지 마세요.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 목숨의 위험을 느꼈습니다. 방태산, 꼭 가고 싶어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드디어 출발. 코스는 미산리 개인약수 주차장-방태산(주억봉)-구룡덕봉-개인산-침석봉- 개인약수 주차장. 일단 개인약수까지 가는 길이 차량이 한 대 다닐 수 있는 길이어서 반대편 차량과 마주치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주차장에서 방태산과 구룡덕봉까지는 등산로도 명확하고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방태산 주억봉에서 구룡덕봉까지 왼편에는 설악산 서북 능선을 감상하며 갈 수 있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죠. 문제는 구룡덕봉에서 개인산과 침석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인데, 여기는 등산로라고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이 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후회되기 시작했는데, 수풀도 많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다른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또 네이버 지도에는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없는 길도 있더군요. 그래서 중간 탈출도 못했습니다. 중간 중간 명확하지 않은 곳이 있어서 앞서 다녀온 분의 램블러 산행 괘적을 계속 확인하며 걸어야 했습니다. 여기까지도…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 내내 멧돼지들이 구덩이를 파놓은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좀 긴장되더군요. 어쩌면 이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동물들의 길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계속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 봉우리인 침석봉에 거의 다가갔는데!! 어디선가… “그르르릉!” 뭐지? 무슨 소리지? (조금 당황) 잠시 후에 다시, “그으르릉!” 아!! 혹시 진심으로 ‘혼비백산’을 느껴보셨나요? 넋이 나가고 흩어지는! 가끔 등산하다보면 멧돼지 마주치면 뛰지 말고 침착하라는 푯말 본 적이 있는데… 소리의 주인공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어디서 나는지 확인하다가 죽겠다 싶더군요. 저쪽 깊은 수풀 속에서 큰 덩치의 멧돼지가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겠죠?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가까이 근접하게 되니까…“그르르릉~!” 했겠죠? 이게 멧돼지 소리인지, 호랑이 소리인지..ㅠㅠ. 정말 물어 뜯겨 죽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휙 지나가며... (호랑이가 있던 시절에 이런 원시림 같은 산에서는 등산이 불가능했을 듯) 너무 당황해서 뛰었습니다. 멧돼지 보면 뛰지 말라는 글을 본 것도 생각났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일단 보이지도 않으니까요. 혼비백산으로 뛰는 중에 나무에 올라볼까라는 생각! 그런데 나무는 쭉쭉 곧게 자라나 있어 불가능하고… 무조건 그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뛰었죠. 문제는…이 등산로는 길이 명확치 않아서, 하산 길이 아닌 다른 갈림길로 가버렸다는 것!! 와~~ 이걸 어쩌지? “정신 차리자, 침착하자, 침착하자~무슨 일이 있어도 6시까지는 하산해야해!” 하산길을 가는 갈림길을 지나쳐 버려서 다시 도망 온 쪽으로 조심스럽게 거슬러 올라가 길을 다시 확인하고...뛰면서 내려온 듯 합니다. 얼마 정도 간 후 다시 램블러 등산길 확인하니 잘 가다가 중간에 또 다른 길로 들어 왔더라고요.ㅠㅠ 다리에 힘풀리고, 아니 맥이 풀리고…긴장되면서 땀은 비오듯 뚝뚝...하지만 또 다른 멧돼지가 나타날 것 같아 마냥 쉴 수도 없고. 시간은 오후 5시 정도인데 구름이 낀 날이라 조금 어둑한 느낌…여길 빨리 빠져나가야지. 뛰어내려온 길을 다시 또 거슬러 올라간 후 길을 재확인 후에 침착하자라며 천천히…그러나 제발 이 길이 빨리 끝나길 원하며… 하산길은 경사도 급하고 혼비백산한 덕에 다리 힘도 풀려서 넘어지고 미끄리지고, 그 와중에 스틱 하나는 부러지고.ㅠㅠ. 가관이라는 생각하며. 또 어떤 길에서는 뱀이 스스슥 지나가고…정말 싫다 지금 생각해도. 겨우 내려와 마지막 하산 300미터 지점이 남았는데… 아뿔싸 “여기는 등산로가 아닌 개인 사유지 입니다. 들어오시면 감시카메라에 찍힙니다”라는 경고문! 하지만 램블러의 다른 분 등산 괘적은 그냥 이 사유지에 들어갔더라고요. 침석봉 이후로는 네이버 등산로에도 없는 길이라…사유지를 거치지 않으면 길을 잃겠다는 생각에…그냥 들어갔습니다. 그냥 괘적을 따라가는 것만이 살 길이다라고 생각하면서요. 길의 끝은 사유지인지라 ‘철문’으로 막혀 있어서 저쪽 계곡으로 돌아가다가 한번 또 뒹글고. 아~ 참…버라이어티하네요. 여하튼 이렇게 산전수전 후 주차장에 당도한 후…정말 한참을 쉬었습니다. 집으로 오면서 너무 맥이 나가서 서울 양양 고속도로 타는 내내 100km 정속 주행으로 왔습니다. 속도 내는 것 조차 싫어서요. 그래서…다짐을 했죠. 1. 남들이 많이 다니는 명확한 등산로가 있는 길로만 산행하자. 나는 탐험가가 아니다. 2. 혼자서는 절대 늦은 산행과 야간 산행하지 말자. (북한산에서 본 듯 한데 멧돼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간이 오후 5시경부터라고 하더라고요.) 3. 원거리 등산은 가족에게 어느 산, 어느 코스로 가는지 말해두자. 또는 위치 공유를 해두던지 하자. 등산 275번째만에 다짐하게 됩니다

Hiking/Backpacking

Inje-gun, Gangwon-do, South Korea
jsmun21 photo
time : Jun 17, 2021 11:18 AM
duration : 6h 56m 10s
distance : 12.8 km
total_ascent : 1186 m
highest_point : 1440 m
avg_speed : 2.2 km/h
user_id : jsmun21
user_firstname : 준섭
user_lastname : 문
--------------------—————- [산행 누적] 275번째/ 올해: 39번째 ------–------------------—---- 이 코스를 잘 아시는 분, 능숙한 분, 그르렁 대는 멧돼지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분이 아니라면, 이 코스는 절대 절대 혼자 산행하지 마세요.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 목숨의 위험을 느꼈습니다. 방태산, 꼭 가고 싶어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드디어 출발. 코스는 미산리 개인약수 주차장-방태산(주억봉)-구룡덕봉-개인산-침석봉- 개인약수 주차장. 일단 개인약수까지 가는 길이 차량이 한 대 다닐 수 있는 길이어서 반대편 차량과 마주치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주차장에서 방태산과 구룡덕봉까지는 등산로도 명확하고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방태산 주억봉에서 구룡덕봉까지 왼편에는 설악산 서북 능선을 감상하며 갈 수 있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죠. 문제는 구룡덕봉에서 개인산과 침석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인데, 여기는 등산로라고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이 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후회되기 시작했는데, 수풀도 많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다른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또 네이버 지도에는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없는 길도 있더군요. 그래서 중간 탈출도 못했습니다. 중간 중간 명확하지 않은 곳이 있어서 앞서 다녀온 분의 램블러 산행 괘적을 계속 확인하며 걸어야 했습니다. 여기까지도…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 내내 멧돼지들이 구덩이를 파놓은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좀 긴장되더군요. 어쩌면 이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동물들의 길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계속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 봉우리인 침석봉에 거의 다가갔는데!! 어디선가… “그르르릉!” 뭐지? 무슨 소리지? (조금 당황) 잠시 후에 다시, “그으르릉!” 아!! 혹시 진심으로 ‘혼비백산’을 느껴보셨나요? 넋이 나가고 흩어지는! 가끔 등산하다보면 멧돼지 마주치면 뛰지 말고 침착하라는 푯말 본 적이 있는데… 소리의 주인공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어디서 나는지 확인하다가 죽겠다 싶더군요. 저쪽 깊은 수풀 속에서 큰 덩치의 멧돼지가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겠죠?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가까이 근접하게 되니까…“그르르릉~!” 했겠죠? 이게 멧돼지 소리인지, 호랑이 소리인지..ㅠㅠ. 정말 물어 뜯겨 죽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휙 지나가며... (호랑이가 있던 시절에 이런 원시림 같은 산에서는 등산이 불가능했을 듯) 너무 당황해서 뛰었습니다. 멧돼지 보면 뛰지 말라는 글을 본 것도 생각났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일단 보이지도 않으니까요. 혼비백산으로 뛰는 중에 나무에 올라볼까라는 생각! 그런데 나무는 쭉쭉 곧게 자라나 있어 불가능하고… 무조건 그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뛰었죠. 문제는…이 등산로는 길이 명확치 않아서, 하산 길이 아닌 다른 갈림길로 가버렸다는 것!! 와~~ 이걸 어쩌지? “정신 차리자, 침착하자, 침착하자~무슨 일이 있어도 6시까지는 하산해야해!” 하산길을 가는 갈림길을 지나쳐 버려서 다시 도망 온 쪽으로 조심스럽게 거슬러 올라가 길을 다시 확인하고...뛰면서 내려온 듯 합니다. 얼마 정도 간 후 다시 램블러 등산길 확인하니 잘 가다가 중간에 또 다른 길로 들어 왔더라고요.ㅠㅠ 다리에 힘풀리고, 아니 맥이 풀리고…긴장되면서 땀은 비오듯 뚝뚝...하지만 또 다른 멧돼지가 나타날 것 같아 마냥 쉴 수도 없고. 시간은 오후 5시 정도인데 구름이 낀 날이라 조금 어둑한 느낌…여길 빨리 빠져나가야지. 뛰어내려온 길을 다시 또 거슬러 올라간 후 길을 재확인 후에 침착하자라며 천천히…그러나 제발 이 길이 빨리 끝나길 원하며… 하산길은 경사도 급하고 혼비백산한 덕에 다리 힘도 풀려서 넘어지고 미끄리지고, 그 와중에 스틱 하나는 부러지고.ㅠㅠ. 가관이라는 생각하며. 또 어떤 길에서는 뱀이 스스슥 지나가고…정말 싫다 지금 생각해도. 겨우 내려와 마지막 하산 300미터 지점이 남았는데… 아뿔싸 “여기는 등산로가 아닌 개인 사유지 입니다. 들어오시면 감시카메라에 찍힙니다”라는 경고문! 하지만 램블러의 다른 분 등산 괘적은 그냥 이 사유지에 들어갔더라고요. 침석봉 이후로는 네이버 등산로에도 없는 길이라…사유지를 거치지 않으면 길을 잃겠다는 생각에…그냥 들어갔습니다. 그냥 괘적을 따라가는 것만이 살 길이다라고 생각하면서요. 길의 끝은 사유지인지라 ‘철문’으로 막혀 있어서 저쪽 계곡으로 돌아가다가 한번 또 뒹글고. 아~ 참…버라이어티하네요. 여하튼 이렇게 산전수전 후 주차장에 당도한 후…정말 한참을 쉬었습니다. 집으로 오면서 너무 맥이 나가서 서울 양양 고속도로 타는 내내 100km 정속 주행으로 왔습니다. 속도 내는 것 조차 싫어서요. 그래서…다짐을 했죠. 1. 남들이 많이 다니는 명확한 등산로가 있는 길로만 산행하자. 나는 탐험가가 아니다. 2. 혼자서는 절대 늦은 산행과 야간 산행하지 말자. (북한산에서 본 듯 한데 멧돼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간이 오후 5시경부터라고 하더라고요.) 3. 원거리 등산은 가족에게 어느 산, 어느 코스로 가는지 말해두자. 또는 위치 공유를 해두던지 하자. 등산 275번째만에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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