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을 발췌하였습니다.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나 오시라//
시천면 중산리-통천문-칼바위-법계사-천왕봉-장터목대피소-소지봉-백무동계곡-백무동주차장
Sancheong-gun, Gyeongsangnam-do, South Korea
time : Sep 18, 2021 2:02 AM
duration : 8h 44m 45s
distance : 14.3 km
total_ascent : 2033 m
highest_point : 1939 m
avg_speed : 2.3 km/h
user_id : hanbodoobo
user_firstname : 문수
user_lastname : 강
산행당일 오전까지는 태풍"찬투"의 영향권으로 출입통제되었으나 오후부터 해제되어 저녁밤차를 타고 무박2일의 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들머리인 중산리에 도착하니 약간 흐린 날씨와 중간지점 부터는 짙은 안개와 안개비까지 내려 정상일출 여부가 불투명 하였으나 로타리대피소를 지나니 하늘에 별이 보이고 구름도 걷히어 반반의 희망을 안고 정상에 도착하여 조금 기다리니 운무가 오락가락 하더니 마치 바다에서 해가 솟구 치듯 운무를 헤치고 붉은 덩어리가 떠올랐다.
달포전의 천왕봉일출은 정상아래의 천왕샘부근에서 목격하였으나 오늘은 일출은 10여분의 기다림끝에 운해속에
일출장관을 목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