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angyang-si, Jeollanam-do, South Korea
time : May 3, 2024 10:38 PM
duration : 4h 56m 58s
distance : 352 km
total_ascent : 1630 m
highest_point : 306 m
avg_speed : 83.1 km/h
user_id : carabia
user_firstname : 정근
user_lastname : 송
성공에 대하여
성공이란 한 분야에
삼십 년쯤 종사한 후에 찾아오는 것
이것은 십대 후반에 귀동냥한 얘기
그러니까 성공이란 일류대학에 입학했다거나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거나
땅값이 올라 큰 부자가 되었다는 따위가 아니라
한 분야에 삼십 년쯤 종사한 후에 온다는 얘기 아닌가
반짝 빛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은 연륜이라는 것 아닌가
은은하고 끈기 있고 한결같은 것
악천후도 견뎌낸 든든한 믿음 같은 것
나도 한 삼십 년 외길 걸었네
그냥 호구지책이었을 뿐이야
오로지 딴 재주가 없는 까닭이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바삐 왔을 뿐인데
정년이 성큼 다가와 있다
무엇이 외길 걷게 했을까
월급을 쪼개 생활을 일궈온 아내의 노고
전쟁 같은 세월 함께 한 동료들
심지를 태우듯 고뇌 연소시키던 문학
술이 벗 되어주고
들녘의 햇살 나를 다독거렸네
나를 지켜보던 고향어른들, 나의 벗들
그리고 또 한 분 나의 어머니
무명씨의 삶에도 사랑과 은혜는 별빛처럼 내려
별 하나 하늘에 빛나듯
지상에도 풀꽃 하나 피어난 것인가
세상의 모든 이에게
육십 년을 살아온 그 기념으로
칠십 년 혹은 팔십 년을 살아온 그 기념으로
햇빛 좋은 자리 하나씩 마련되어 꽃은 피는 것이고
삼십 년 결혼생활 그 기념으로
삼십 년 농사지은 그 기념으로
온 몸에 기름때 묻힌 삼십 년 그 기념으로
빛나는 면류관 하나씩 또 마련되는 것 아닌가
그래, 오랜 세월 아침밥 차려준 아내에게도
더불어 꽃은 한 송이 또 곱게 피어나는 것 아닌가..
_ 최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