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ongju, Chungcheongbuk-do, South Korea
time : May 23, 2018 7:53 AM
duration : 10h 42m 9s
distance : 15.5 km
total_ascent : 1263 m
highest_point : 202 m
avg_speed : 3.3 km/h
user_id : carabia
user_firstname : 정근
user_lastname : 송
'길 위에서 - 나희덕'
길을 잃고 나서야 나는
누군가의 길을 잃게 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개미를 기억해 내었다
눅눅한 벽지 위 개미의 길을
무심코 손가락으로 문질러 버린 일이 있다
돌아오던 개미는 지워진 길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전혀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
그럴수록 개미는 발버둥치며 달아나 버렸다
길을 잃고 나서야 생각한다
사람들에게도
누군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냄새 같은 게 있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인연들의 길과 냄새를
흐려 놓았던지, 나의 발길은
아직도 길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