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eung-si, Gangwon, South Korea
time : Aug 19, 2022 1:28 AM
duration : 2h 45m 4s
distance : 16.6 km
total_ascent : 343 m
highest_point : 323 m
avg_speed : 6.1 km/h
user_id : onestar8405
user_firstname : sungsup
user_lastname : hwang
잠자리 들려다가 창밖이 훤하여 마당에 나갔더니 옅은 새털구름
사이로 하얀 반달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요염한 미소를 지으니 그만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지팡이 하나 짚고 휘적휘적 길을 나섰다. 경포대에 올라 막걸리나
한잔 하자 싶어서 사천으로 길을
잡았다. 몇년전 정월 대보름 전날
밤에 경포대 정자에 올라 혼자 생일
자축하며 달속의 토끼랑 호수의 물고기랑 잔을 주고 받았던 기억이 갑자기 떠 올라서 가슴이 설랬다.
구름이 밀려왔다 밀려갈때 마다
달도 숨박꼭질한다. 물소리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얼마쯤 가니 소쩍새가 이산에서 소쩍 소쩍하니
맞은편 산에서 소쩌꿍 소쩍한다.
얘내들은 꼭 밤이 이슥해야만 서로를
찾는다.
달 보고 별 보고, 그림자 놀이도 하며
한참 가다보니 갑자기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아뿔싸! 돈을 안갔고 왔구나...
이런 불상사가 있나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했다.
기분이 다운되니 힘도 빠진다.
돌아 오는 길은 오르막이 길고 길었다.
그래도 달빛 받으며 풀벌레 노래
들으며 서늘한 새벽 공기 마시니. 벌써 가을의 품속에 풍덩 빠진 거
같았다. 집에 도착하에 지팡이 던지고 샤워하니 심신이 깨운하다.
벌써 새벽 5시다.
달도 이제 서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앞집 닭이 벌써 회를치며 새벽을 알린다.
이제 나도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