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jeon, South Korea
time : Dec 4, 2022 2:43 PM
duration : 1h 44m 59s
distance : 5.9 km
total_ascent : 378 m
highest_point : 438 m
avg_speed : 3.4 km/h
user_id : pigssal
user_firstname : 익규
user_lastname : 박
봉구의 일기
2022. 12. 2 흐림
어제 밤에 송촌동 이모네 집에 놀러왔다.
이모부라는 인간이 계족산에 데려간다고 한다. 이앗호~ 오랜만에 등산이라 많이 설레었다. 잠을 설쳤다.
박씨 이모부가 점심을 먹고 드디어 나갈 준비를 한다. 뒤에 찰싹 달라 붙어야한다. 몰래 혼자 나가면 낭패가 되니까... 산에 갈 생각에 밥맛도 없는데 이모는 자꾸 밥을 먹으라고 재촉한다. 이모부는 밥그릇채 내 턱밑에 갖다댄다. 어림없다. 밥 먹는 사이의 잽싸게 혼자나갈 속셈인지도 모른다. 인간들은 믿으면 안된다. 사악한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밥이야 맨날 먹는거지만 등산은 날마다 기회가 오는게 아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 도착했다. 힘이 넘친다. 지나가는 학생에게 시비를 걸어보았다가 이모부에게 디지게 혼났다. 기분이 업되어서 그랬나보다.
숲길로 들어섰다. 나무냄새, 바람냄새, 풀냄새, 돌냄새가 너무 좋다. 잠깐... 소나무 밑에서 묘한 냄새가 난다. 냄새비밀을 찾아 탐색하고 있는데 박씨가 한마디 한다. "야, 봉구~ 니가 똥개냐?" 아씨... 개똥 냄새였다. 은지누나가 이야기 해주었었다. 난 유럽파 피가 흐르는 비쑝이라고... 맞다. 내가 혼날 짓을 한게 맞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난 비쑝 귀족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
아기다니고기다리 던 산행이라 힘이 난다. 요즘 공부한답시고 오랜만에 산에 왔다는 박씨는 빌빌거린다. 쯔 쯔~ 아아...아니다. 쯔쯔는 인간들이 내는 소리다... 우리 견생들의 소리로... 쯔쯔는 킁컹이다... 이 인간아~ 건강을 위해 뱃살 집어 넣고 운동 좀 해라 킁컹...
오랜만에 등산은 정말 좋았다. 집에 오자마자 아껴둔 밥을 먹고 목욕을 했다. 이모부가 저녁을 먹으면 집에 가야겠다. 오늘밤은 늘어지게 꿀잠을 잘 것 같다...
아후웅~~~
봉구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