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미뤄지고..망설이고..다음 기회를 약속하고.. 그렇게 가지 못했던 장봉도.. 갈매기줄 새우깡.  서랍에 쳐박혀있던 걸 챙기며.. 새우젓이 안된 게 다행이라며 혼자 실없는 생각을.. 장봉도에 하선하며..이미 모든 것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이 지긋한 두 남자가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응암구름다리를 건너고 해벽을 타넘고 전망대에 올라서며 ..철 못든 젊은 것이 되어갔다.. 장봉도의 해안길에서 바닷길로 내려섰다가 능선길로  접어들고  썰물로 드러나는 모래톱을 고래인양  신기하게 바라보고 부풀대로 부풀려진 감흥이 온몸에서 꿈틀거렸다.. 땀이 나는 온몸을 내맡겼던 해풍.   에어클리너보다 쾌적하고  말끔하게 속속들이 파고든다 해안길에서 만난 암석.. 모양과 색깔 질감은 자연적이라기 보다 야외조각품과 조형물에 가까왔다.. 눈으로는 만족못해서 굳이 내려서서  올라타고 넘어보고 매달려보고 쓰다듬고 안아본다... ..  눈으로만 감상하세요란 푯말에 감히 도발을 포기하고 자제했던  어느 전시장의 견고했던 야외조형물이 오버랩되며.. ..들떠서 장봉도의 이곳저곳을  어린애마냥 휘젓고 다니던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온몸이 뻐근해지고  끊임없이 뱉어대던 감탄성이 줄어들며 고단함이 온몸에 점점히 파고들기 시작한다 동네에서 놀다보면 ..  석양이 찾아오고 여기저기서 어머니의 애들 불러대는 소리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던 그때를 기억한다. .야릇한 서글픔과 나를 불러주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 불안감이 스멀스멀 다가오던 그 어린시절.. .... 부르는 목소리는 없었지만  이제는 돌아가야 함을 안다.. 즐거웠건 힘들었건  원하는 만큼 즐겼건 말건 때에 이르면 돌아가야 한다 아쉽고 미련이야 많겠지만 담담하게 ..차분하게.. 어스름해지며  따스한 햇볕과 에어클리너같은 바닷바람에  맘껏 노출시켰던 팔뚝.  걷어올린 바지 아래로 드러낸 허벅지와 종아리에 소름이 돋는다.. 그제서야 밀렸던 피곤함이 몰려오고  서둘러 선착장에서 배로 이동한다... 배에서 조망하는 낙조.. 여전히 선회하는 갈매기무리와 강력한 배 스크류의 회전으로 뒤엉키며 솟구치는 물보라의 긴 궤적 무게감있는 저음과 진동이 느껴지는 엔진음이 배갑판을 울릴때 .. 배갑판에서 낙조에 빠져든다.. 영화가 끝난후 잔잔한 음악과 함께 엔딩 자막이 올라가고 ..영화의 드라마틱했던 장면들이 자막옆으로 조그맣게 연달아 보여주듯.. 장봉도에서의 가슴벅찼던 조우를  하나씩 되새겨보다.. 갑판에서 바라보는 섬들이  서서히 움직이며.. 이섬과 저섬이 겹쳐지고 멀어지고 다가오고 지나쳐간다. 갑판에서 낙조를 바라보는 사람들.. 다들 긴장은 풀려있고 조금은 지쳐있다..  낙조빛에 불그레해진 얼굴과 상기된 눈빛으로 아쉬움과 잔잔한 외로움 ..그리고 아직도 채워지지 못한 미련에 하염없이 바라본다.. 배가 선착장에 접안하기 위해 서서히 속도를 늦추자.. 갑판위에 사람들은 하나 둘씩 사라진다.. 나 혼자 남은 갑판위에서 . .불현듯 어린시절 어둠이 찾아오자.. 나를 불러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

Hiking/Backpacking

Incheon, South Korea
ohenry82 photo
time : May 22, 2022 8:12 AM
duration : 12h 29m 41s
distance : 81.8 km
total_ascent : 1238 m
highest_point : 134 m
avg_speed : 8.8 km/h
user_id : ohenry82
user_firstname :
user_lastname : 박
미뤄지고..망설이고..다음 기회를 약속하고.. 그렇게 가지 못했던 장봉도.. 갈매기줄 새우깡.  서랍에 쳐박혀있던 걸 챙기며.. 새우젓이 안된 게 다행이라며 혼자 실없는 생각을.. 장봉도에 하선하며..이미 모든 것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이 지긋한 두 남자가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응암구름다리를 건너고 해벽을 타넘고 전망대에 올라서며 ..철 못든 젊은 것이 되어갔다.. 장봉도의 해안길에서 바닷길로 내려섰다가 능선길로  접어들고  썰물로 드러나는 모래톱을 고래인양  신기하게 바라보고 부풀대로 부풀려진 감흥이 온몸에서 꿈틀거렸다.. 땀이 나는 온몸을 내맡겼던 해풍.   에어클리너보다 쾌적하고  말끔하게 속속들이 파고든다 해안길에서 만난 암석.. 모양과 색깔 질감은 자연적이라기 보다 야외조각품과 조형물에 가까왔다.. 눈으로는 만족못해서 굳이 내려서서  올라타고 넘어보고 매달려보고 쓰다듬고 안아본다... ..  눈으로만 감상하세요란 푯말에 감히 도발을 포기하고 자제했던  어느 전시장의 견고했던 야외조형물이 오버랩되며.. ..들떠서 장봉도의 이곳저곳을  어린애마냥 휘젓고 다니던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온몸이 뻐근해지고  끊임없이 뱉어대던 감탄성이 줄어들며 고단함이 온몸에 점점히 파고들기 시작한다 동네에서 놀다보면 ..  석양이 찾아오고 여기저기서 어머니의 애들 불러대는 소리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던 그때를 기억한다. .야릇한 서글픔과 나를 불러주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 불안감이 스멀스멀 다가오던 그 어린시절.. .... 부르는 목소리는 없었지만  이제는 돌아가야 함을 안다.. 즐거웠건 힘들었건  원하는 만큼 즐겼건 말건 때에 이르면 돌아가야 한다 아쉽고 미련이야 많겠지만 담담하게 ..차분하게.. 어스름해지며  따스한 햇볕과 에어클리너같은 바닷바람에  맘껏 노출시켰던 팔뚝.  걷어올린 바지 아래로 드러낸 허벅지와 종아리에 소름이 돋는다.. 그제서야 밀렸던 피곤함이 몰려오고  서둘러 선착장에서 배로 이동한다... 배에서 조망하는 낙조.. 여전히 선회하는 갈매기무리와 강력한 배 스크류의 회전으로 뒤엉키며 솟구치는 물보라의 긴 궤적 무게감있는 저음과 진동이 느껴지는 엔진음이 배갑판을 울릴때 .. 배갑판에서 낙조에 빠져든다.. 영화가 끝난후 잔잔한 음악과 함께 엔딩 자막이 올라가고 ..영화의 드라마틱했던 장면들이 자막옆으로 조그맣게 연달아 보여주듯.. 장봉도에서의 가슴벅찼던 조우를  하나씩 되새겨보다.. 갑판에서 바라보는 섬들이  서서히 움직이며.. 이섬과 저섬이 겹쳐지고 멀어지고 다가오고 지나쳐간다. 갑판에서 낙조를 바라보는 사람들.. 다들 긴장은 풀려있고 조금은 지쳐있다..  낙조빛에 불그레해진 얼굴과 상기된 눈빛으로 아쉬움과 잔잔한 외로움 ..그리고 아직도 채워지지 못한 미련에 하염없이 바라본다.. 배가 선착장에 접안하기 위해 서서히 속도를 늦추자.. 갑판위에 사람들은 하나 둘씩 사라진다.. 나 혼자 남은 갑판위에서 . .불현듯 어린시절 어둠이 찾아오자.. 나를 불러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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