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산행 (성판악-관음사)

한라산은 남한에선 가장 높다. 그러나 2천미터에 미치지 못하고 남북을 합치면 50위권에도 못미치는 높이다.(북한엔 2천m 이상되는 산이 대략 55개정도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옛부터 도교 삼신산의 하나인 영주산으로 한라산을 일컬은 건 뭔가 신비롭거나 기이한 산으로 인식되고 자리매김 하였다는 것이다. 그 옛날 사람들은 탐라라는 접근키 어려운 큰바다 건너 섬나라에 우뚝 솟은 큰산이 있다는 얘기를 전설처럼 귀로만 들으며 상상속에 산의 모습을 그려보곤 했을 것이다. 지금도 여행객은 제주에서 이국적광경에 탄성을 지르지만 그 옛날 돛단배타고 한달이나 보름씩 기다려 순풍을 타야만 접근 가능했던 탐라땅, 언어는 전혀 통하지 않았고, 행색과 먹거리 살림살이 문화전체가 육지와 너무 다른, 거의 야만처럼 느껴졌다는 기록들을 보면 혹독하고 변화무쌍한 날씨로 접근조차 힘든 한라산은 또 오죽 이상한 산이었겠는가. 누가 작명한지 모를 산 이름조차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기는 산이란 의미인걸 보면 단지 높다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통하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는 의미가 담겼으니 결코 범상치 않은 것이다. 이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오랜 세월에 걸쳐 고착화되고 이미지화된 것, 하늘과 통하는 신비한 산, 그것이 한라산이다. 그걸 산행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제대로된 산행아닐까. 바람이 잔 날을 택하고, 눈이 쌓인 적설기산행을 해보고 싶었는데 바람이 없었지만 눈도 전혀 없었다. 한라산에 이렇게 눈이 없기는 처음이란 얘기가 들리고, 한라산은 눈에 푹푹 빠지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데 눈에 대한 환상, 조망에 대한 기대는 버린채 산행을 시작했다. 오르며 보니 산 정상 가까이는 고사목으로 뒤덮이고 외래종인 조릿대가 바닥을 완전히 점령했다. 온몸에 몸살의 흔적이 역력하다. 한라산에 아무런 해준게 없는 나는 마음이 착잡해진다. 산이 뭔죄가 있어 이 고생을 하는지...한라산에 미안한 마음만 잔뜩 안고 역시나 힘든 관음사 돌밭길을 내려선다. 5년만에 한라산 산신령에게 뒤늦게나마 눈도장은 찍은 셈이라고 자위하면서.

Hiking/Backpacking

Jeju, Jeju, South Korea
gus88kr photo
time : Dec 8, 2022 5:48 AM
duration : 6h 50m 58s
distance : 18.1 km
total_ascent : 1269 m
highest_point : 1957 m
avg_speed : 3.0 km/h
user_id : gus88kr
user_firstname : Hyun
user_lastname : Sangkwon
한라산은 남한에선 가장 높다. 그러나 2천미터에 미치지 못하고 남북을 합치면 50위권에도 못미치는 높이다.(북한엔 2천m 이상되는 산이 대략 55개정도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옛부터 도교 삼신산의 하나인 영주산으로 한라산을 일컬은 건 뭔가 신비롭거나 기이한 산으로 인식되고 자리매김 하였다는 것이다. 그 옛날 사람들은 탐라라는 접근키 어려운 큰바다 건너 섬나라에 우뚝 솟은 큰산이 있다는 얘기를 전설처럼 귀로만 들으며 상상속에 산의 모습을 그려보곤 했을 것이다. 지금도 여행객은 제주에서 이국적광경에 탄성을 지르지만 그 옛날 돛단배타고 한달이나 보름씩 기다려 순풍을 타야만 접근 가능했던 탐라땅, 언어는 전혀 통하지 않았고, 행색과 먹거리 살림살이 문화전체가 육지와 너무 다른, 거의 야만처럼 느껴졌다는 기록들을 보면 혹독하고 변화무쌍한 날씨로 접근조차 힘든 한라산은 또 오죽 이상한 산이었겠는가. 누가 작명한지 모를 산 이름조차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기는 산이란 의미인걸 보면 단지 높다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통하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는 의미가 담겼으니 결코 범상치 않은 것이다. 이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오랜 세월에 걸쳐 고착화되고 이미지화된 것, 하늘과 통하는 신비한 산, 그것이 한라산이다. 그걸 산행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제대로된 산행아닐까. 바람이 잔 날을 택하고, 눈이 쌓인 적설기산행을 해보고 싶었는데 바람이 없었지만 눈도 전혀 없었다. 한라산에 이렇게 눈이 없기는 처음이란 얘기가 들리고, 한라산은 눈에 푹푹 빠지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데 눈에 대한 환상, 조망에 대한 기대는 버린채 산행을 시작했다. 오르며 보니 산 정상 가까이는 고사목으로 뒤덮이고 외래종인 조릿대가 바닥을 완전히 점령했다. 온몸에 몸살의 흔적이 역력하다. 한라산에 아무런 해준게 없는 나는 마음이 착잡해진다. 산이 뭔죄가 있어 이 고생을 하는지...한라산에 미안한 마음만 잔뜩 안고 역시나 힘든 관음사 돌밭길을 내려선다. 5년만에 한라산 산신령에게 뒤늦게나마 눈도장은 찍은 셈이라고 자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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